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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흑자에 미쳤다, 넥타이 던지고 흘린 땀 20년

산사나이처럼 몸이 가벼웠다. 느릿느릿 말할 때는 도인의 풍모마저 풍겼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도 가평에 가마터(가평요)를 짓고 작품에만 매달린 것이 벌써 20년. 연세대 금속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다니다 도예의 길로 접어든 그다.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이자, 흙이 좋기로 유명한 가평에 자리를 잡았다. 그것도 잘 알려진 백자나 청자가 아니라 흑유자(黑釉磁·검은색 도자기). 귀족문화가 발달했던 고려시대까진 제법 번성했으나, 검소함·소박함이 강조된 조선시대에 와서 맥이 끊겼다.



김시영씨 ‘흑유 달항아리전’







도예가 김시영씨가 자신의 가마에서 완성된 흑유 달항아리를 들고 나오고 있다. [김상선 기자]



 도예가 김시영(53)씨가 12일부터 6월 12일까지 가평 갤러리설악 가평요(www.gapyeongyo.com)에서 ‘흑유 달항아리전’을 연다. 갤러리 개관기념전이기도 하다. 산 속 갚은 곳에 있던 가평요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갤러리·카페·도예체험장 등을 갖춘 공간으로 꾸몄다. 일반인 도예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그는 “세상과, 대중과 좀 더 가까이 호흡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는 흑유달항아리와 흑유도판 등 24점을 내놓는다. 칠흑 같은 검정에서 은색이나 보라색이 도는 검정까지, 또 무광에서 유광까지, 검정의 풍부하고 다양한 색감을 선보인다. 달항아리의 서민적 곡선미는 흑유와 만나 현대적 미감을 더했다. 벽면의 대형 도판도 모두 달 이미지다. 구멍이 숭숭 뚫린 달 분화구나 달무리를 떠올리게 한다.



 “보통 달항아리하면 백자를 치지만, 실제 달을 보면 흰색이 아니거든요. 얼룩덜룩하기도 하고 붉은 기운이 돌기도 하고. 그래서 달항아리와 흑유의 만남을 생각하게 됐죠.” 검은색의 다양한 색감은 어떻게 낸 걸까. “같은 검은 유약을 발라 구워도 화염에 따라 색이 달라져요. 화가들이 물감을 칠한다면, 도예가들은 화염을 칠하는 거지요. 그래서 지난해 개인전 제목을 ‘화염을 칠하다’로 지었었죠. 화염의 세계는 오묘합니다.”



 김씨는 대학 산악부 시절 화전민터에서 발견한 흑자조각에 매료되며 흑자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흙과 유약, 발색 등 흑자 제작의 독창적 노하우를 개발해왔다. 과학과 도예를 결합시키며 고려흑자의 전통을 잇고 있다. 특히 그의 흑유 생활자기는 일본에서 인기라고 한다. 두 딸 자인(26)·경인(22)씨도 각각 이화여대와 서울대에서 조소를 전공, 3부녀가 같은 길을 가고 있다. 031-584-2542.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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