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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덕의 13억 경제학] 중국경제 콘서트(52) ‘Boom vs Doom’

엊그제 KBS라디오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시골의사 박경철'이 진행하는 경제시사 포커스 프로그램의 작가였습니다. 흥미로운 책이 한 권 나왔는데 서평을 해달라는 것이었지요.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라는 책이었습니다. 별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여러 '중국 때리기'성 책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지요.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묘해 꼭 1년 전 그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있었거든요. 그 프로그램에서 졸저 '중국증시 콘서트'를 선택했고, 제가 직접 나가 소개했습니다. 고마운 일이었지요. 그랬기에 뿌리칠 수 없었고, '그러마' 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왜 중국은 세계 패권을 쥘 수 없는가'라는 책을 읽게 됐습니다.

KBS 전화를 끊자마자 이번에는 저희 신문 문화부 후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라는 책 서평이 쓰고 싶은데, 시간이 되느냐고요. 내가 금방 'KBS에 가서 방송하기로 했다'고 말하니, 그 후배 "잘 됐네요, 내친 김에 신문 서평까지 쓰시지요"합니다. 그러마 했지요.

인터넷 메일을 열었더니 한 대기업에서 강연 요청 메일이 왔더라고요. 주제가 '중국 경제의 명과 암'이었습니다. 잘 됐다 싶었지요. '왜 중국은 세계 패권을 쥘 수 없는가'라는 책을 보면 중국 경제의 '암'덩어리가 상세히 묘사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명'을 덧붙이면 괜찮은 강의안이 될 듯 싶었습니다. '그러마'하고 리턴메일을 보냈지요.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라고 했던가요. 오늘은 그 소스를 갖고 블로그를 씁니다.



우선 저희 신문에 난 서평을 보겠습니다. '중국은 큰 일 낼 나라가 아니라 큰 일 날 나라'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조금 손질을 했습니다.

/중국은 흑백이 뒤엉킨 모순덩어리다. 화려한 대도시의 뒷골목에는 고단한 서민의 찌든 일상이 깔려있고, 찬란한 경제 통계 속에는 저임 노동자의 처절한 비애가 녹아있다. 밝은 쪽만 본다면 중국은 미국을 위협할 경제 대국이지만, 어두운 면만 본다면 내일 곧 망할 위태로운 나라다.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는 그 중 어두운 면을 다뤘다.

이런 식이다. “산시(山西)성의 한 탄광이 붕괴됐다. 광부 21명이 매몰됐다. 탄광주는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갱도로 가는 전기를 끊었다. 희생자 가족은 내몰리고, 다른 광부에게는 함구령이 떨어졌다.” 저자는 이런 일이 지금도 비일비재하다고 고발한다. 빈부격차·민족 갈등·부정부패·가짜 상품·인권침해 등 온갖 문제점이 500페이지에 흐르고 있다. '중국 문제 백과 사전'이다. “중국, 이거 큰일 날 나라네…”라는 생각이 절도 든다.

저자는 미래 중국에 비수를 꽂을 잠재적 ‘반란집단’을 찾는다. 빈민·소황제(독생자)·범죄자·독신남 등이다.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 2억4000만 명에 달하는 이들은 경제 성장의 주역이다. 그들의 땀과 노력이 3조 달러의 외환을 벌어들였다. 그럼에도 농민공들은 성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00위안(약 34만 원) 의 월급으로 버텨야 하는 빈곤층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저자는 농민공의 의식이 달라졌다고 지적한다. 임금체불에 저항하고, 부당 대우에 파업을 한다.

“지금은 군·경찰의 지원을 받는 당력(黨力)으로 단단히 뚜껑을 닫고 있지만, 그 반발의 압력이 출구를 찾게 되는 날 폭발력은 가히 상상력을 초월할 것이다.”

중국에서 20여 년을 머물며 중국을 관찰한 저자의 결론이다./

책의 요지는 그겁니다. 중국의 저항 세력이 힘을 결집해 일어서는 날 중국의 운명은 끝이라는 것이지요. 저자의 시각에 중국은 지금 운명의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고 있는 겁니다.'D-Day'말이지요.

이 같은 얘기,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여러 차례, 여러 책을 통해 비슷한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소위 말이하는 '중국 때리기'입니다. 대표적인 게 2001년 말에 한국에서 출판된 고든 창의 '중국의 몰락'과 기 소르망이 2006년 쓴 '중국이라는 거짓말'입니다. 두 책 모두 한국에서 번역 출판됐고, 꽤 많이 팔렸지요. 이들 책은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치부를 들어냈고, 중국이 곧 몰락하거나 몰락의 과정에 있다고 했습니다. 몰락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중국의 부정적인 면을 다루는 책은 많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거꾸로였습니다. 이들이 중국의 몰락을 외치는 동안 중국은 오히려 더 성장했습니다. 심지어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구원투수'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주장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서평은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이 책은 고든 창의 『중국의 몰락』(2001), 기 소르망의 『중국이라는 거짓말』(2006) 등과 맥을 같이한다. 두 책 모두 중국의 몰락을 예견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성장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발 세계 경제위기가 터진 이후에는 '세계 경제를 구할 백기사'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그들이 틀렸다. 최소한 지금 현재 상황으로 만 보면 말이다. 왜 틀렸을까. 중국의 또 다른 밝은 면, 즉 경쟁력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번 책 역시 반쪽 짜리다.
나머지 한 쪽을 함께 읽어야 균형된 시각을 갖출 수 있겠다./

책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 많은 서방의 정치 경제 전문가들이 중국의 암울한 미래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기 또 하나 사례가 있습니다.

'닥터 둠(Dr. Doom)', 그가 나섰습니다. 경제에 이상이 생긴다 싶으면 여지 없이 나와 '파멸(Doom)'을 예견하는 선지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중국 경제를 향해 움울한 경고성 멘트를 날렸습니다. 세계 석학들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한다는 '신디케이트 프로젝트'라는 사이트에서입니다.

그가 최근 중국을 두 번 여행했답니다. 그리고는 이 사이트에 칼럼을 올렸습니다. 역시 '닥터 둠'이었습니다. 그는 '중국 경제가 2013년이후 붐(Boom)이 꺼지면서 하드랜딩(경착륙)할 것'이라는 게 핵심입니다.

그는 "그동안 풀렸던 과도한 경기부양 자금이 과잉투자를 불렀고 이는 단기적으로는 인플레를, 장기적으로는 디플레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모두 경제에 부담이지요. 특히 과잉투자로 인한 디플레는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2차5개년 기간(2011~2015)중 전반부는 성장을 하겠지만 후반부는 힘들 것으로 본 것이지요.

여기에 정치 일정을 결합했습니다. 제5세대 지도부가 등장하는 2012년까지는 성장을 지속할 것이이지만, 그 이후에는 투자 여력이 떨어져 결국 경제가 '덜커덩~'하고 경착륙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중국 경제의 여러 구조적인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매우 날카롭습니다. 특히 국가와 기업은 부자가 됐어도 가정은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국가는 세금으로 가정의 부를 걷어가고, 기업은 낮은 임금으로 노동 댓가를 착취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지요. 이는 가구소득의 저하를 가져왔고, 결국 소비시장의 위축을 불렀습니다. 중국 경제 성장이 투자와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로 고착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는 대책도 제시했습니다. 위안화 가치를 올리고, 금리를 자유화하고, 임금을 올리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국유기업의 과감한 민영화도 주문했습니다.

주절주절 쓸 이유가 없습니다. 이곳을 클릭하시면 바로 그 칼럼에 바로 연결됩니다.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중국 경제 이해에 매우 도움됩니다.

중국 경제는 과연 2013년 루비니 교수가 얘기한 데로 충격을 받을 까요?
다음 칼럼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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