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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김태원] 중국의 교육, 과연 모두에게 평등하나

“教育的公平是相对的,没有绝对的公平.”-北京大学前校长,许智宏
(교육에서의 공평은 상대적인 것이다, 절대적인 공평이란 없다-베이징대 전임교장, 쒸쯔홍)

중국 고등학교에서 중국친구들과 지내보면 참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문화와 정치상의 차이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 때론 중국 특유에 제도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고 알아보고 싶을 때가 많다. 아무래도 고등학교가 배경이다 보니 학업과 교육관련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고 갔는데, 그 중 내 관심이 가장 많이 쏠렸던 것은 중국의 수능을 둘러싼 부분이었던 것 같다. 막연히 중국의 수능이라 하면 말할 것이 한 두 가지 이겠는가? 그러나 이 글에서는 고등학교학생의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수능의 방법론적 부분에 대해 시비를 가리기 보다는 수능 제도 중 큰 논란을 빚고 있는 地域歧视(띠위치쓰-지역 차별)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地域歧视란 중국의 수능 제도 중 대학별로 각 성, 시(직할시) 별로 입학시킬 인원을 정해놓고 뽑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의 문제점은 입학시킬 인원을 배정하는 과정에서 대학이 자신이 소재한 성, 시에 대한 인원배정을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게 하는 반면 나머지 성, 시에 대해서는 수능 응시생에 관계없이 균등에 가까운 배정을 함에 발생한다. 몇 개의 우수한 대학이 소재한 지역 사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학생들보다 월등히 쉽게 우수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그 대학 소재지가 아닌 학생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교육이 낙후되고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 사는 학생들 일수록 교육이 우수하며 인구 밀도가 높은 학생들에 비해 쉽게 대학진학이 가능하다. 딱 듣기만 해도 불공평함이 느껴지는 중국 수능의 地域歧视,그렇다면 이런 제도가 가져오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 이 제도는 헌법에 위배되며,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
헌법 33조와 46조에 명시되어 있듯이 모든 인민은 평등한 고등교육을 받을 권리를 국가에 의해 보장 받을 수 있다. 하나 현행제도는 외지 응시생들에 있어서 이런 권리를 앗아간다. 모두가 알듯이 베이징대는 베이징인민만의 베이징대가 아닌 전국 인민의 베이징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밑에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베이징대가 베이징에서 뽑는 학생수는 다른 도시에서 모집하는 수를 월등히 초과한다. 이런 현상은 비단 베이징대 뿐만 아닌 푸단, 저장, 난징 등 여러 우수한 대학들에게서 현저히 나타나는데 현지 학생수 비율이 30-40%를 넘어서 어떤 곳은 50%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차별은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앗아 갈뿐 아니라 각 대학에게 지역별 인원배정에 큰 자주권을 행사할 기회를 주면서 대학들이 부패와 뒷거래를 만드는데 공헌하고 있다.

2. 高考移民(가오카오이민)이라는 현상을 만들면서 자원의 배분을 어지럽힌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대학을 좀더 쉽게 가기 위해 호적을 우수한 대학 소재지로 옮기는 현상을 高考移民이라 한다. 이것이 정말 실효성이 있는가는 필자의 경험으로 설명할 수 있을 듯 하다.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전교 100등정도 하던 친구가 있었다. 이대로 수능을 치면 일반적으로 청도대학(100위권) 정도밖에 못 가는 성적이었다. 어느 날 이 친구의 호적이 베이징이라는 말이 있더니 고3때 베이징 101중학으로 전학을 가서 베이징시 수능에 응시하더니 인민대(10위권) 공상관리에 입학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高考移民은 점수대가 비교적 낮은 하이난이나 산시성 등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낮거나 교육수준이 낮은 곳으로 가서 혜택을 받는 방법이나 우수한 대학이 많은 베이징이나 상하이로 가서 혜택을 받는 방법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자원의 공평한 분배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인데 즉 우수한 인재들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자신의 고향이나 발전이 필요한 도시에 남아있기 보다는 교육이 우수한(이미 고도로 발전한), 혹은 대학 진학 점수가 낮은 곳으로 간다는 것이다. 인력 자원의 분배 측면에서 자신을 가장 필요한 곳에 위치 시키지 못하는 효율의 손상이 발생한다.

3. 수능에 대한 스트레스를 높이고 인성에 기초한 교육 실행을 어렵게 만든다.
대학에 응시하는 과정에서 원래 중국 수능이란 시험 자체가 주입식 교육을 얼마나 잘 받았는지를 테스트하기 때문에 대학에 가기 쉬운 도시에 사는 학생이라도 대부분의 시간은 주입식교육에 할애한다. 상황이 이럴진대 허난이나 산둥과 같이 수험생이 다른 곳보다 몇 배나 많은 곳은 어찌 하겠는가? 차라리 베이징이나 상하이같이 굉장히 우수하지 않더라도 괜찮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면야 주입식 교육 이외에도 여러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도 실행시켜보겠지만 다른 곳은 주입식 공부에만 집중하지 않으면 정말 떨어지는 대학을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고2 이후로 거의 모든 예체능 수업을 중단한 채 한 달에 하루에서 이틀만 휴식하는 강행군을 2년간 계속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중국에 퍼져있는 주입식 교육의 홍수아래서 전방위적인 교육을 조금이라도 받을 기회가 있었던 학생과 주입식 교육을 기초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학생이 대학에서 만나면 전방위적인 학생이 더 우수하고 특출한 학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4. 일반 인민들에게 불만을 일으키고 사회의 분열을 초래한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하면 잘 할수록 칭다오 호적인 것에 대해 비관적인 친구들이 많았다.그 친구들이 맨날 하는 말이 자신이 베이징 호적이었으면 무조건 베이징대인데 칭다오 호적이라서 해양대학(50위권)밖에 못 간다고 한탄하곤 했다.그들이 베이징 호적으로서 그들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인생을 살아갈 권리를 받은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시선을 보낼리 만무하다.이런 사회 분위기는 인터넷 여론 조사를 통해서도 나타났는데 설문에 참여한 네티즌의 75%가 현행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저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이런 제도를 굳이 실행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이 이유에 대해서 학교측은 학교의 오래된 전통, 아니면 바꿀 동기 제공의 법적 제약의 부재를 이유로 현행제도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사회 일각에서 덧붙이는 이유를 하나 더 들자면 학교의 운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는 지방정부의 재정상의 후원과 토지 등 자원 운영에 대한 지지인데 이것을 받으려면 합격생 중에 큰 비율을 현지 학생에 할애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나 지방정부의 노력으로 이 현행 제도가 바뀌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듯 하다. 즉 이 현행제도를 바꾸고 대다수의 응시생의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베이징대와 칭화대가 전국에서 제일 좋은 대학이라는 것에는 의의를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도아래서 과연 전국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사람들을 다 모아놓은 대학인지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산둥성 80만 응시생에서 500등이면 베이징대 칭화대를 못 가지만 베이징11만 응시생중에서 1000등이면 갈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우수한 학생이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은 중국의 이런 현행제도 즉 제 밥그릇 챙기기 바쁜 상황에서 낭비하는 안타까운 자원의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고위직 간부들의 회의에서 항상 나오는 화제는 빈부격차의 극복,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적 관심일 것이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에 하나로 이런 교육제도상의 문제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의 예만 들어도 칭하이성 출신보다 타성 출신이 칭하이성의 발전에 관심이 있을 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칭하이성 자체에 고등교육을 받은 자의 수가 다른 성보다 현저히 작은데 이 상황에 어떻게 칭하이성의 진정한 발전을 원하겠는가? 한 성의 경제를 말하고 한 성의 발전 상황을 말할 때 그 성의 교육 수준과 발전 정도를 말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다. 이와 같은 형세에서 도시와 시골을 빈부격차의 중요 원인을 말함에 현행교육 제도와 국가 정책의 맞물림을 원인으로 드는 것이 지나친 비약은 아닐 듯싶다.

우리 나라에는 3대 고시가 있다. 70-80년대 이 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의 신분상승을 뜻했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했던 가정환경이 어떻든 이 고시의 패스는 그 모든 것을 뒤엎을 수 있는 우대권이었다. 어찌보면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우리 나라 당시 상황에 그래도 그 암흑의 상황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아니 적어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존재한다고 믿게 만드는 약자를 향한 국가의 최소한의 제도적 배려였는지 모른다.
즉 사람들로 하여금 경제적으로는 불평등한 사회이지만 그래도 제도적으로는 공평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만들며 사회적 불만을 억누르는데 큰 역할을 했던 제도였을 것이다. 이렇게 빈부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사회적 지위의 차이가 현저해지면 해질수록 제도상으로는 공평, 평등을 지향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현 중국 상황은 무엇보다도 이러한 제도가 필요한 사회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것은 단순히 교육의 평등 정도에 그칠 문제가 아니다. 중국 정부의 대다수의 인민을 위한 신중하고 침착한 결단이 필요할 때이다.

덧붙이는 말:사실 地域歧视는 법전에 명시되어 있는 제도는 아니다. 따라서 제도라기 보다는 수능과 관련해 대학의 입학생 모집 규정 및 모집 과정중의 하나의 현상이라 하면 더 정확할 듯 한데 여기서는 현 중국 상황상 이런 현상이 고착화 되어 제도와 같은 역할을 하기에 그냥 제도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김태원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재학중 (= likewater10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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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