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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푸드&메드] 포르말린 사료와 DHA 우유




일러스트=강일구

매일유업이 소비자의 인식이 나쁜 포름알데히드(포름알데히드를 물에 녹인 것이 포르말린)를 사료에 넣는 ‘강수’를 둔 이유는 DHA ‘욕심’ 때문이다.

 DHA는 혈관 건강·두뇌발달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의 일종이다. 정어리·고등어·꽁치·참치 등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하다. 국내 유가공회사들은 DHA 함유 우유를 ‘머리가 좋아진다’고 광고하는데 실제 DHA 함량은 100mL당 2.5~5㎎에 그친다. 등 푸른 생선의 100g당(100mL에 해당) DHA 함량이 1000~2000㎎인 것에 비하면 미미하다.

 당초 매일유업은 ‘포름알데히드 사료’를 먹이면 DHA 함량이 16㎎ 이상으로 늘어나므로 이 사료를 먹여 키운 젖소에서 얻은 자사 신제품 우유(앱솔루트 더블유)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DHA를 더 많이 얻기 위해 소 사료에 포름알데히드를 첨가하는 것은 축산학·사료학 교과서에도 실린 오래된 기술이다. DHA가 풍부한 어유(생선기름)에 콩 단백질을 둘러싸듯이 입힌 뒤(DHA 보전을 위해) 그 위에 포름알데히드를 분사(코팅)하면 ‘포름알데히드 사료’가 얻어진다. 이같이 복잡한 공정을 거치므로 ‘포름알데히드 사료’는 일반 사료보다 가격이 30%가량 비싸다.

 젖소 등 반추류 가축은 위(胃)가 하나인 사람·돼지와 달리 밥통이 4개다. 되새김질을 잘하기 위해서다. ‘포름알데히드 코팅’은 소의 위(胃)에서 각종 미생물에 의해 DHA가 분해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4개의 위를 대실(大失) 없이 통과한 DHA는 소의 소장에서 흡수된 뒤 우유에 전달된다. ‘포름알데히드 사료’로 키운 젖소에게서 얻은 우유의 DHA 함량이 높은 것은 이래서다.

 이번 파동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소가 무슨 죄냐’(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와 ‘사람이 마시는 우유는 안전한가’(사료에서 우유로 포름알데히드 이행 여부)다.

 포름알데히드가 가축에도 유해한 물질이지만 ‘포름알데히드 사료’의 경우 극소량인 30ppm(ppm은 100만분의 1) 들어 있는 데다 체내에서 분해돼 대부분 물·이산화탄소로 변한다. 소의 건강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만약 사료에서 우유로 포름알데히드가 넘어간 것이 확인된다면 매일유업은 ‘유죄’다. 설령 소량이라도 가장 안전한 식품을 섭취할 소비자의 권리에 반하기 때문이다. 4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4대 국내 유가공회사의 우유 9개 제품(‘앱솔루트 더블유’ 포함) 내 포름알데히드 함량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모든 우유의 포름알데히드 함량이 0.013~0.057ppm(우유 100mL당 0.0013~0.0057㎎) 이내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2년 우유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포름알데히드 양은 0.013∼0.057ppm이라고 발표했다. ‘앱솔루트 더블유’에 든 포름알데히드 양이 이 범위 안에 있으므로 문제의 사료에서 우유로 포름알데히드가 넘어왔다고 보긴 힘들다.

 엄밀히 말하면 설령 우유에 WHO가 자연 생성량으로 인정한 범위를 10배 이상 초과하는 0.6ppm(우유 100mL당 포름알데히드가 0.06㎎ 들어 있다는 뜻)의 포름알데히드가 들어 있다 해도 건강을 해칠 정도는 절대 아니다. 우리가 건강식품으로 즐겨 먹는 배·사과·시금치의 포름알데히드 함량(자연 생성량)은 이의 10~100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포름알데히드를 직접 우유에 넣었다면 식품위생법·축산물위생관리법을 위반한 중대 범죄다. 포름알데히드는 식품첨가물로 허가돼 있지 않아서다. 이번 파동은 우유가 아닌 사료에 포름알데히드를 넣은(사료첨가물) 것이므로 사료관리법이 관장하는 사안이다. 사료에 포름알데히드를 첨가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적부(適否) 규정이 사료관리법에 없는 것이 이번 사태를 부른 단초가 된 셈이다. 사료 안전은 식품 안전에 직결된다. 위생·안전에 대한 내용이 부실한 사료관리법의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동물사료로 널리 쓰이는 수입 건초에 소독제로 포름알데히드 사용을 허용하는 것도 재검토돼야 한다.  

박태균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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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