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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사고 한 번 안 냈는데 처음 보는 3색 신호등에 당했다”




7일 오후 빨간색 화살표 신호 상태에서 교통사고가 난 서울시청 앞 교차로. [김도훈 기자]


‘화살표 3색 신호등’ 시범운영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남으로써 “신호등 체계 변경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7일 오후 교통사고가 일어난 서울시청 앞 교차로는 경찰이 지난달 20일부터 3색 신호등을 시범운영하는 시내 중심부 11곳 중 한 곳이었다. 경찰청은 8일 사고 경위에 대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신호등 체계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경찰청은 “사고 차량인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한 김모(50)씨가 경찰 조사에서 ‘녹색 좌회전 신호만 보고 교차로에 진입했다’고 진술했으나 폐쇄회로TV(CCTV) 판독 결과 신호 위반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녹색신호에서 적색 신호로 바뀌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교차로를 통과하려다 일어난 사고로 적색 화살표 신호의 의미를 착각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3색 신호등 체계에선 ‘빨간색 화살표’가 ‘좌회전 금지’의 의미로 통한다.

 하지만 이 교통사고를 조사한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신호등 체계와 관련 있는지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사고 운전자 김씨의 설명은 경찰청의 입장과 달랐다. 김씨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나는 20년 무사고 경력에 음주운전 단속에도 걸린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한 달에 두세 번은 시청 앞 교차로를 지나다니는데 7일은 뭔가 어색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이튿날인 8일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다가 비로소 신호등 체계가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처음 보는 신호등에 ‘당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야간에 화살표 신호는 기존의 둥근 신호보다 잘 안 보이는 것 같다”며 “택시기사와 카센터 직원 모두 그 신호등이 문제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빨간색 화살표를 잘못 이해하는 건 자신뿐이 아니라고 했다. 김씨는 “오늘(8일) 가서 현장을 지켜봤는데 빨간색 화살표가 들어와도 차들이 꾸역꾸역 교차로 안으로 진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경찰서에서 높은 계급장을 단 사람까지 교차로에 나와 현장을 지키고 있더라”며 “사고가 날까 봐 자기들도 걱정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경찰은 그간 “화살표 3색 신호등 시범운영을 시작한 이후 교통사고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홍보했다. 경찰은 또 “새 신호등 체계는 글로벌스탠더드에 따른 것으로 시범운영 기간에는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익숙해지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국민이 혼란스럽다고 생각하는데도 우리가 계획해 온 것이라고 밀어붙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박성우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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