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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우파’ 선택 받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





“잔치는 끝났다 … 이제는 우리가 링에 오를 차례”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4·27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분당우파’의 선택을 받았다. 이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론 11년 만의 첫 당선이다. 그는 같은 날 실시된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엔 민주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진보진영(민주노동당)’과 연대라는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진보의 영역을 강화하면서 보수 쪽도 파고들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것이다.





손 대표는 그로부터 며칠 뒤 진보·보수 양쪽에서 비판을 받는 입장이 됐다. 4일 국회에서 가결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지 5월 5일자 1면

, 5월 6일자 10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정부 측에 합의해 준 ‘비준안 처리’ 약속을 손 대표가 이틀 만에 백지화하자 당내 중도파 의원 일부는 “표를 준 분당의 중산층이 실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노당과 당내 비주류들은 FTA에 대한 손 대표의 반대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손 대표는 8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책을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에 대해 각기 다른 기대를 갖고 있던 여러 층의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FTA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 안 된 FTA’를 반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한·미 FTA 역시 ‘준비 안 된 FTA’”라며 “필요하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재협상을) 하고, 우리는 못 한다는 법이 있느냐”고도 했다.



 그는 성남 분당을 선거 승리와 관련해 “국민은 민주당에 ‘조건부 승리’를 안겨 줬을 뿐”이라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 표를 준 거지 (민주당에) 완전한 신뢰를 준 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잔치는 끝났다. 이제는 우리가 링에 오를 차례”라고 말했다.



 -링에 올라와 내린 첫 결정이 한·EU FTA 비준안에 대한 여야 합의 번복이 됐다.



 “반대해야 할 이유가 있어 반대했다. 비준안을 전면 부정한 건 아니다.”



 - 그 이유가 야권 연대 유지 필요성 때문인가.



 “다른 야당 에 끌려갔거나 (내심은) 비준안에 찬성하면서 당내 반대론자들에게 끌려갔던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게 기업형수퍼마켓(SSM) 관련 법안이었다. (여·야·정 합의 후) 좀 더 검토해 보니 국제조약(비준안)과 일반 법률(SSM법)이 충돌해 법 자체가 무효라는 얘기가 나왔다. 준비 안 된 FTA였다는 거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준비 안 된 문서에 서명해 줬다는 얘기인가.



 “우리가 절차까지 합의해 준 건 아니다. 그리고 야당에도 내부 사정이 있으니 좀 더 시간을 갖자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4일 통과를 안 시키면 당장 난리가 나나. 여당은 ‘반대하려면 들어와 몸싸움해서 어디 막아 봐’, 이거 아니었나. 야당을 정치적 곤경에 밀어 넣기 위해 밀어붙인 거다.”



 -정동영 최고위원 등은 FTA에 대한 찬반을 민주당의 ‘정체성’ 문제로 접근했다. 사실상 손 대표의 정체성을 말하는 거 아닌가.



 “지금 우리 스스로 경계해야 할 게 이념적인 틀 안에서, 투쟁으로 스스로를 묶는 거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민주·민생·평화다. 폭 좁게 해석해선 안 된다.”



 -한·미 FTA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준비 안 된 FTA다. 노무현 대통령 때 FTA를 체결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상황 변화를 만들었다. 재협상으로 한·미 간 이익 균형이 깨졌다. 당장 체결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4년 전을 생각해 보라. 체결 안 됐다고 경제가 망했나. 수출은 계속 늘어났다. 자동차 부문에서 양보하고 우리가 얻은 건 뭔가. 뭐가 있나.”



 -야권 통합을 추진할 건가.



 “여하튼 통합을 제안해야지. 야권 연대는 민생동맹이었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견제동맹이기도 하다. 향후의 통합도 민생을 위한 것이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여론조사 지지율 순위(본지 4월 조사·손 대표 11.5%, 유 대표 7.1%)가 역전됐는데.



 “발상을 바꿔야 한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한나라당 정권이다. 유 대표가 지금 쉬고 있는데, 때가 되면 만날 거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본지 4월 조사 35.8%)가 수년째 여론조사 1위인데.



 “있는 그대로 볼 뿐이다. 지금은 이명박 정부에서 떠난 민심의 물길을 우리 쪽으로 돌리려 노력하는 중이다. 아직 돌려지진 않았지만 그 물길을 잡으려 한다.”



 손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민주당을 더 큰 민주당으로 만들 것”이라며 “더 스케일을 크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민주당은 먼저 변화해 수권 능력을 보여 줘야 하고, 그러려면 가장 필요한 게 인적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인적 혁신’이란 인재를 영입해 내년 총선에 내보내겠다는 걸 의미했다. 그에게 ‘어떤 사람을 영입할 거냐’고 물으니 “시대정신을 갖고 있으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답변했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 과거에 머무르는 사람은 아니다”면서다.



글=강민석·채병건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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