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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몰랐어요, 우리 둘이 4집까지 낼 줄은 …




데뷔 8년차를 맞이한 2인조 혼성밴드 소규모아카시아밴드. 4년 만에 정규 4집 앨범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민홍(기타·보컬)과 송은지(보컬). [파스텔뮤직 제공]


소규모아카시아밴드는 그 남자와 그 여자의 밴드다. ‘그 남자’ 민홍과 ‘그 여자’ 송은지가 2004년 결성했다. 올해로 데뷔 8년차. 밴드치곤 제법 긴 생명력이다. 이들이 4년 만에 정규 4집 앨범 ‘챠오스모스(Ciaosmos)’를 내놓았다. 이번에도 아기자기하게 쓸쓸한 음악으로 그득하다. 앨범 타이틀 ‘챠오스모스’는 이태리어 ‘챠오(ciao·안녕)’와 영어 ‘코스모스(cosmos·우주)’를 합성한 말. 안녕으로 가득 찬 우주쯤 될까.

 그러니까 이 앨범은 무수한 안녕에 대한 이야기다. 그 안녕은 해맑은 반가움일 수도, 사무친 그리움일 수도, 가슴 시린 이별일 수도 있다. ‘꿈은 끝났다(Dream is over·트랙2)’고 툴툴대다가도 ‘사랑은 계속된다(Love on·트랙10)’는 희망으로 마무리 된다.

 #그 남자

 그 남자는 ‘메탈 키드’였다. 헤미메탈처럼 강한 음악을 좋아했다고 한다. 요즘도 문득문득 “센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란다. 그런데 어쩌다 지금처럼 단정하고 잔잔한 음악을 하게 됐을까.

 “은지를 만나서 새롭게 형성된 음악 색깔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음악 만드는 게 워낙 들쭉날쭉한 편이거든요. 그런데 은지랑 함께 해오면서 많이 정리가 된 것 같아요.”(민홍)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음악은 대부분 그 남자의 오피스텔에서 완성된다. 녹음실이 따로 없다. 민홍이 곡을 만들면, 은지가 방바닥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 식이다.

 “곡 작업을 하면 오피스텔에 칩거하는 편이에요. 이번에는 한 6개월 동안 바깥 출입을 거의 안 했어요.”(민홍)

 #그 여자

 그 여자가 그 남자를 처음 만난 건 2004년 초였다. 호란(클래지콰이 보컬)의 소개로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술잔을 나눴다. 밴드 이름도 호란이 붙였다. 그런 인연으로 1집 앨범을 냈다. “솔직히 이렇게 오래도록 함께 활동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둘이 어떤 면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늘 성장하려는 성향도 그렇고. 성장하겠다는 생각의 한 가운데 음악이 있는 것도 비슷하죠.”(은지)

 은지는 데뷔 때부터 부모님 반대가 심했다. 8년이 흐른 요즘도 “무조건 반대를 외치신다”고 한다. 하지만 음악을 쉬 놓을 순 없다. 그게 “인생을 통틀어 가장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소규모아카시아밴드는 그간 민홍이 곡과 노랫말을 대부분 썼다. 이번 4집 앨범부터는 달라졌다. 은지가 10곡 가운데 6곡의 가사를 썼다. 그 남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작곡, 은지는 작사 쪽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는 것 같다”고 했고, 그 여자는 “가사를 직접 쓰니까 노래 안으로 들어가기가 훨씬 수월했다”고 했다.

 지난해 초 둘은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란 다큐멘터리 영화에 출연했다. 그 영화에서 은지가 그랬다. “음악을 꼭 해야 하나. 그냥 들으면 안 되나.” 미안한 말이지만, 그렇게는 안 될 것 같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를 대체할 만한 편안한 음악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미리 말해두지만, 그 남자와 그 여자는 절대 사귀지 않는다. 둘 다 “오래도록 남녀가 밴드를 함께 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얄밉게도 바란다.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영영 사귀지 말기를. 그래서 오래도록 그들만의 음악을 들을 수 있기를.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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