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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살풀이춤 선뵌 ‘춘향제의 전설’…88세 명무 춤사위에 광한루 들썩




전통무용가 조갑녀씨가 7일 전북 남원 광한루원에서 열린 춘향제향에서 민살풀이 춤을 추고 있다. [남원=프리랜서 오종찬]


“인생 일장춘몽이라더니, 강물처럼 흘러간 80년 세월이 한바탕 꿈결처럼 아련하지.”

 7일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에서 열린 제81회 춘향제에 나온 조갑녀(88)씨. ‘춘향제의 전설’로 불리는 그는 이날 춘향제의 시작인 제향 행사장의 1000여 명 관객 앞에서 민살풀이춤을 선보였다.

 조씨는 8세 소녀 때 춘향제와 운명적인 연을 맺었다. 춘향제는 1931년 일제 강점기에 남원 기생들이 춘향의 정절과 지조를 기리고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사당을 건립하고 제사를 지내면서 시작됐다. 그해 첫 행사 때 그는 제단에 꽃을 놓는 헌화의식을 맡았다. 권번(노래·춤을 가르치는 학원) 악사였던 아버지가 다리를 놨다. “하얀 한복을 입고 춘향 영전에 흰 국화를 올렸어. 어린 나이에도 춘향의 바른 몸가짐을 닮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조씨는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춤을 배워 이듬해부터 춘향제의 궁중무·화무 등 공연에 참여했다. 12세부터는 혼자 무대에 오를 정도로 솜씨를 인정받았다. 광한루 넓은 마루에서 승무·살풀이춤을 출 때면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고, 춘향제 명무(名舞)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19세에 결혼하면서 춤판을 떠났다. 초기 춘향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그의 춤은 아련한 추억이 됐다. 매년 춘향제 때 공연 요청이 왔지만 “가정의 울타리를 넘지 않겠다”며 물리치곤 했다. 50회, 60회, 70회 등 특별한 행사 때만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다 2007년 84세의 늦은 나이에 무대에 복귀했다. ‘무겁게, 뜨겁게, 가슴속 열아홉의 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화려한 춤을 선보이며 학처럼 날아올랐다. 2008년 5월 서울하이페스티벌에서는 국악계 명인·명창들과 함께 무대에 섰다.

남원=장대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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