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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파키스탄, 테러 후원자인가




브라마 첼라니
인도 정책연구센터 교수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도시의 저택이었다는 것은 다른 알카에다 지도자들도 파키스탄 도시에서 체포됐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이 아니라 파키스탄 중심부였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테러 지도자로는 알카에다 서열 3위인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와 알카에다 작전사령관 아부 주베이다 등을 들 수 있다. 빈 라덴은 한 술 더 떠 파키스탄 육군사관학교가 있는 군사도시 아보타바드에 숨어 있었다. 이는 빈 라덴이 미국의 감시를 피해 10년간 도피생활을 할 수 있도록 파키스탄 정보 당국이 도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빈 라덴 추적에 성공한 건 미국이 중앙정보국(CIA)과 특수작전부대 요원들을 파키스탄 군 모르게 파키스탄 내부에 깊숙이 침투시켰기 때문이다.

 최근 알카에다 지도자들의 체포 또는 사살로 알카에다는 대규모 국제 테러를 일으키거나 공개적으로 미국에 타격을 입힐 능력을 상실했다. 그러나 알카에다의 급진적 이슬람주의는 살아남을 전망이다. 2008년 인도 뭄바이 테러에서 보듯 국경을 넘은 테러 공격이 지속될 수 있다.

 파키스탄 내 테러의 축이라 할 수 있는 파키스탄 정부와 이슬람 무장조직 간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이 최근 이들 간의 연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파키스탄의 자생적 이슬람 반군들은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군과 정보국(ISI)은 극단주의자나 테러 조직과의 우호적 관계를 끊으려 하지 않는다.

 미국에 파키스탄은 특별히 어려운 도전이다. 9·11 테러 이후 파키스탄에 테러 대응 자금으로 200억 달러를 지원했음에도 미국이 파키스탄으로부터 얻은 것은 억지 시늉의 협조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세금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파키스탄은 미국의 지원에 더 의존한다. 미국인들이 빈 라덴 사살에 열광하지만, 미국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파키스탄이 테러리스트의 근거지가 되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 취임 이후 아프간에 병력을 증원했다. 이와 함께 파키스탄 원조를 늘려 파키스탄은 미국의 최대 원조 수혜국이 됐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은 미국이 싸우고 있는 아프간의 탈레반 세력을 지원할 수 있었다. 파키스탄 내 테러의 원흉은 수염을 만지작거리는 이슬람 급진주의자가 아니라 위스키를 홀짝이는 장군들이라 할 수 있다. 파키스탄 군부 장성들은 탈레반과 테러단체 라시카르-에-타이바 등을 지원하면서 미국의 주의를 딴 데로 돌렸다.

 파키스탄 군과 ISI의 개혁 없이는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를 근절할 수 없으며 파키스탄의 국가 건설도 요원하다. 군과 정보기관이 문민 통제에서 벗어나 있고 군부가 결정적 권력을 행사하는 파키스탄을 어떻게 정상국가라 할 수 있겠는가. 파키스탄 군의 권력 장악이 분쇄되고 ISI의 규모가 확 줄어들지 않는 한 파키스탄은 테러의 온상지로 남을 것이다.

브라마 첼라니 인도 정책연구센터 교수
정리=정재홍 기자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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