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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소비 지도 … 울산·부산 지갑 열고, 강원·충청 지갑 닫고

고물가와 불경기는 지역·연령별로 각기 다른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국내 최대의 점포망과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의 올 1월 1일~4월 20일 소비자 구매 행태를 분석해 봤다. 전국 29개 롯데백화점에서 이 기간 소비자가 산 2967만여 건의 구매를 살펴보니 강원 지역과 29세 이하 고객층에서 지갑을 닫는 경향이 제일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매출은 생활필수품이나 식료품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대형마트보다 경기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롯데백화점 50대 소비자는 1인당 구매액이 87만7000원으로 29세 이하보다 2.25배나 많아 소비의 핵으로 부상했다. 이른바 ‘뉴시니어’다. 이들을 잡으려고 기업들도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반면 온라인몰과 TV홈쇼핑엔 고물가를 헤쳐나가려는 짠돌이 소비자가 몰렸다.




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여성의류 매장에서 한 50대 여성 소비자가 옷을 입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분석 결과 강원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들이 16개 광역자치단체 거주민 중 유일하게 백화점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소비자는 올 초부터 지난달 20일까지 1인당 평균 46만8000원을 롯데백화점 점포에서 구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만9000원보다 2%가량 줄었다. 강원도 원주시 주민인 김장원(43)씨는 “제주도를 제외하면 KTX와 경제자유구역이 없는 유일한 곳이 강원도”라며 “지난해 원주 첨단의료복합단지도 무산되고 한마디로 쓸 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1인당 평균 구매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울산시였다. 1인당 70만1000원을 써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쇼핑 금액이 11%나 늘었다.

 전국 평균 1인당 구매액은 66만1000원으로 지난해(61만6000원)보다 7%가량 늘어났다. 충청남·북도와 경기도 고객들은 3~5% 정도만 소비를 늘려 소비 증가폭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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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의 소비자가 지갑을 가장 많이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 고객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은 38만9000원으로 지난해(37만8000원)보다 2.8%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50대 소비자는 같은 기간 동안 1인당 87만7000원어치를 구입해 지난해(82만7000원)보다 6.1% 늘어났다. 50대 소비자가 29세 이하 소비자보다 1인당 2.25배나 돈을 많이 쓴 셈이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김미자(53)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소비를 줄이고는 있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물건은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 마포구의 신혼주부인 최영미(29)씨는 “백화점에 한 달에 한두 번 들르긴 하지만 작은 티셔츠 한 장만 사도 5만원이 훌쩍 넘는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데는 청년 실업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오용석 과장은 “50대 이상 고객은 기존에 비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예년과 큰 차이 없는 소비를 하는 반면 잉여자금이 없는 20~30대는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식으로 소비 패턴을 바꾼 것 같다”고 분석했다.




5일 같은 백화점 수입과일 코너에서 20대 여성들이 수입 과일을 고르고 있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소비 격차 커=서민 경제는 어렵다고 하지만 롯데백화점에서 한 해 1500만원 이상 구매하는 VIP(MVG) 고객 수는 지난해 3만9000명에서 4만9000명(4월 말 현재)으로 25.6%가량 늘어났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거주 지역에 따라 소비 격차가 뚜렷했다. 수도권 14개 점포 중 상대적으로 중상층 소비자가 많은 잠실점·분당점·건대스타시티점 등은 13.9~17.7%씩 매출이 늘어났다. 서민층이 많은 일산이나 영등포 지역 점포의 매출은 6.4~7.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품별로도 희비가 갈렸다. 식품·잡화·아동·의류·가정용품 등 주요 9개 상품군의 매출을 비교한 결과 가정용품(식기·인테리어 등)은 고객 1인당 구매 금액이 지난해 24만7000원에서 올해 22만3000원으로 10%나 줄었다. 이 회사 김옥자 CMD(상품기획자)는 “가정용품은 주로 30대 이하의 젊은 소비자가 많이 찾는 품목”이라며 “이들이 주로 사는 아동복 매출도 2%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반면 남성의류와 스포츠·가전제품 등은 1인당 구매금액 규모가 8~11%씩 늘어났다. 모두 40대 이상 중년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리는 품목이다. 특히 아웃도어 의류 같은 스포츠용품의 경우 전체 매출의 66%를 40대 이상 소비자가 차지한다. 가전제품은 특히 중·장년층의 덕을 톡톡히 봤다. 대당 300만~400만원을 호가하는 3D TV 등을 구입하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매년 하향세를 그리던 가전제품 매출이 올 들어 11%나 늘어났다. 이 중 60%를 40대 이상이 차지한다.

 경기 상황이나 연령대에 상관없이 매출이 늘어난 제품군도 있다. 명품이 그렇다. 올 들어 9%가량 매출이 늘었다. 고객 1인당 평균 명품 구매액은 128만8000원으로 두 번째로 구매 규모가 큰 가전제품(65만2000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명품을 구입한 소비자 중 36%가 30대였다. 이어 40대와 50대가 각각 22%, 19%로 뒤를 이었다. 29세 이하는 14%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이수기 기자

◆어떻게 조사했나=롯데카드·롯데멤버스 카드 회원(약 2000만 명)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롯데백화점 전국 29개 점포에서 구매한 내역을 집계해 분석했다. 올해 새로 문을 연 4개 점포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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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