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한우덕의 13억 경제학] 중국경제 콘서트(51) “우리를 뛰쳐나온 호랑이”

중국, 수출 많이 합니다. 수출 품목도 다양하지요. 그 중에는 '인플레'라는 것도 있습니다. '메이드인 차이나'제품의 수출 가격이 오르는 것이지요. 세계 소비시장이 쩔쩔 맵니다. 차이나 스트레스입니다.



도대체 중국 인플레 어떻게 봐야할까요?

인플레 얘기를 하렵니다.





올 중국 전인대(全人大·국회)회의 마지막 날이었던 3월 14일.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총리가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인플레 대책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그의 답변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인플레이션은 호랑이과 같습니다. 한 번 우리에서 뛰쳐나가면 다시 몰아넣기 어렵습니다."

(通貨膨胀就像一只老虎,如果放出来就很難再關進去)



인플레 잡기에 총력을 다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경제 상황은 반대로 흐르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5.4%로 32개월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인플레라는 무서운 호랑이는 벌써 10개월 째 '우리(정부 억제 목표선 2010년 3%, 2011년 4%)'에서 벗어나 날뛰고 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포수'격인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은 지난 17일 은행지준율을 0.5%포인트 올렸다. 20.5%, 사상 최고치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지 2주도 안 돼 내린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호랑이의 기세는 꺾이지 않는다. 향후 소비자 물가 동향을 보여주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 3월 7.3%에 달해 6개월 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직 인플레 압박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주기를 분석하며 '호랑이 잡을 날'을 예측한다. 흔히 사용되는 분석 툴(tool)이 '활(活)-난(亂)의 주기'다. 정부 정책에 따라 경기가 냉탕과 온탕을 주기적으로 반복한다는 게 핵심이다(아래 박스기사 참조).



중국 경제는 2009년 하반기 회복기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먹힌 결과다. 상승세를 탄 경제는 2010년 1·4분기 11.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정점에 달했다. 모든 게 좋아 보였다.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9~10%의 '정상'수준으로 회복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물가가 문제였다.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CPI곡선은 하늘을 향해 치솟고 있었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물가도 하락하겠지…'라고 방심했던 당국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인민은행이 지난 해 10월이후 부랴부랴 금리와 은행지준율 인상이라는 카드를 뽑아들었다. 금리는 4번, 지준율은 7번 올렸다. 그럼에도 물가는 잡히지않는다. 이센롱(易憲容·이헌용)중국사회과학원 교수는 이렇게 꼬집어 비튼다.



"당국은 인플레 압력을 과소 평가했다. 어정쩡한 태도가 인플레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정책과 시장의 충돌'에서 찾는다. 정부 정책이 잘 먹히지 않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얘기다.



식료품 가격 통제가 대표적인 예다. 당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해 말 농축산물과 일부 소비재 가격 통제에 나섰다. 다국적 소비재 업체인 유니레버조차 가격 지도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그 때 뿐이었다. 압박이 느슨해지면서 잡힐 듯 했던 물가는 다시 튀어 올랐다.



부동산 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가 은행 대출을 줄이는 등 집값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은 내릴 줄 모른다. 5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도시 고급 소비층은 가격에 상관없이 럭셔리 제품 쇼핑에 나서고 있다.



유명 경제전문가인 앤디씨에 전 모건스탠리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소비시장은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위 규모"라며 "시장은 이익을 쫓을 뿐 더이상 정부가 가라는 곳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무리 강한 정부라도 궁극적으로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얘기다. 금리로 물가를 잡으려면 최소한 3%포인트는 더 높혀야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장에는 돈이 너무 많이 풀렸다. 2008년 말 단행된 4조 위안(약 680조 원)의 부양정책에 이어 2009~2010년 동안 약 18조75000억 위안이 은행창구에서 풀려나갔다. 2003년에서 2007년까지 5년 동안 총 은행 대출이 14조 위안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액수다. 환수가 쉬울 리 없다. 게다가 이 돈은 국유기업으로 몰렸다. 민영기업은 전체 고용의 약 90%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정부 정책의 외곽에 머물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민영기업들은 사설 재무공사 등 민간 대부업체를 찾는다. 산업이 발전한 광둥(廣東)성의 경우 지하금융 규모가 1조 위안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리 정책이 경제 전반에 파급될 리 없다.



밀려들고 있는 달러도 문제다. 지난 3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약 3조447억 달러로 올 1·4분기에만 1974억 달러가 늘었다. 중국으로 유입된 달러는 모두 중국인민은행으로 집중되고, 인민은행은 이를 위안화로 바꿔준다. 그만큼 통화가 풀리는 것이다. 최근 지준율 인상으로 약 560억 달러가 은행에 묶이게 되지만 이는 한 달 치 달러 유입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의 힘은 커지고 있는데 정책은 오히려 혼선을 빚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보도에서 "복잡한 당·정 의사결정 구조에 막혀 인민은행은 금리 정책을 주도할 수 없다"며 "이로 인해 종종 정책 시행의 타이밍을 놓친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이 지난 해 6월 긴축 정책을 건의했지만 상급 의결기구인 국무원(정부)상무위는 11월이 돼서야 이를 고려했고, 그 사이 인플레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는 지적이다. 한때 금융통화위원으로 활동했던 경제학자 위용딩은 이렇게 한탄한다.



"중국에는 버냉키가 없다"



커가는 시장의 힘, 무뎌지고 있는 정책. 정부 정책이 시장을 이기기는 점점 더 어려워져 보인다. 그 사이 호랑이(인플레)는 더 맹렬한 기세로 날뛰며 중국, 나아가 세계 소비자들을 할퀴고 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