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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아이와 놀아주지 않으면 ‘불법’인 날, 5월 5일




어린이날만큼은 아이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경기도 가평 ‘쁘띠 프랑스’를 찾은 엄마 박인영(34)씨와 아들 박세인(4)군이 함께 그네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린이날 맞는 전국의 부모를 위한 행동 지침

하나. 어린이날에는 어린이와 놀아야 한다
- 이날 하루 모든 행동은 어린이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둘. 어린이날에는 어린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 어른의 식성은 이날 하루 무시되어야 마땅하다

셋. 어린이날 하루가 중요하다
- 부모에 대한 평가는 어린이날과 어린이날이 아닌 날로 구분된다

어린이날에는 놀이공원에 가야 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어린이날이어서다.

 부모도 잘 알고 있다. 놀이공원 가는 길부터 끔찍하게 막히고, 놀이공원에서는 온종일 인파에 치이다 놀이기구 몇 개 못 타고 돌아온다는 사실을 말이다. 혹여 아이 잃어버리는 사고라도 생기면? 아예 상상을 말자.

 그럼에도, 어린이날에는 놀이공원에 가야 한다. 정히 안 되면 놀이터라도 가서 함께 뛰어놀아야 한다. 이마저도 어려우면 부모 스스로 놀이터가 돼 주어야 한다. 그네가 되고 말이 되고 술래가 되어야 한다. 과감히 외식도 나가야 한다. 자장면 한 그릇이라도 사 먹여야 한다. 이유는 단 하나. 어린이날이어서다. 이날 하루 어른의 일정·취미·식성·체력 따위는 일절 보호받을 수 없다.

 모르는 사람이 엄한 훈계를 늘어놓는다. 왜 어린이날 나가서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어린이날 전후로 알차게 시간을 보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그건 현재 시점에 어린이를 키우지 않아서 하는 소리다. 다시 말해 물정 모르고 하는 소리다.

 어린이는 어린이날을 특별하게 보내야 한다. 그래야 이튿날 놀이방·유치원·학교 등지에서 할 말이 생긴다. 다른 집 아이들이 어린이날 무용담을 한창 늘어놓을 때 당신의 아이만 대화에 끼지 못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시라. 어린이는 어린이날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이튿날 어린이 사회에서 위상이 달라진다.

 1923년 어린이날을 처음 정할 때부터 어른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어린이날 제정 취지에 따르면, 어른은 이날 하루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어린이에 대한 애호정신을 앙양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이와 같은 의무를 소홀히 하여 어린이가 바르고 아름답고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라지 못하면, 이 모든 책임은 어른에게 부과된다. 우리가 놓치고 사는 사실이 있는데, 어린이날은 1년에 10개밖에 없는 법정공휴일 중 하나다. 그러니까 어린이날 어린이가 공휴일에 합당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면, 어른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셈이다.

 전국의 엄마·아빠들, 하루하루가 피곤하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 이날 하루만큼은 독하게 마음먹고 견뎌야 한다. 그래서 이번 주 week&은 어린이날 특집으로 꾸렸다. 특별한 건 없다. 어린이날 아이들과 함께 갈 만한 곳을 죄다 그러모았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법을 어기는 부모가 되지 말자.

글=손민호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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