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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으로 오세요] 천 년의 지혜, 대장경 축전에서 만나요







합천 해인사에 보관 중인 팔만대장경의 모습. [송봉근 기자]







축제(festival)는 애초 종교적 제의(祭儀)에서 출발했다. 현대에 오면서 제의의 기능이 축소되고 놀이의 기능은 확대되고 있다. 제의와 놀이가 살아있을 때 축제가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축제라는 용어를 곧이곧대로 쓰지 않았다. 제천 의례가 지역과 마을단위로 나뉘어 열리면서 민간인의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든 때문이다. 그것이 이른바 대동제다. 하지만 갈수록 서구적 의미의 축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일제 시대에는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대동제를 억제하고 민간에서 이뤄지는 굿판도 비과학적 미신으로 치부해 그 뜻을 희석시켰다. 광복이 되자 끊겼던 민간신앙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일어나고 자주적 축제의식도 싹텄다. 서구적 축제는 1949년 광복 1주년 기념으로 갖게 된 진주의 개천예술제가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1970년대 들어 정부는 시·군별 한 가지 문화운동 갖기 시책을 펴 행사성 축제가 크게 양산됐다. ‘놀이로서의 난장’으로 진행되지 않거나 고유의 기능이 살아날 수 없는 축제가 많았던 것이다. 지방마다 이루어지는 문화제가 거의 판박이로 진행되고, 관 주도에 의한 축제는 썰렁한 잔칫집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강희근 시인



90년대에는 정부의 정책이 지역 정체성 찾기 쪽으로 바뀌고 각 자치단체도 축제를 관광상품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때도 지역축제의 의미는 찾게 됐지만 지역민과 함께하는 감동의 장을 창출하지 못하고 규격화된 축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장은 장인데 난장이 없다는 말이다. 공동체가 함께하는 놀이를 개발하고 거기에 신명을 보탤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뜻이다.



다행히 부산·울산·경남에서 이런 단점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민족의 지혜를 세계에 알리려는 대장경 천년 축전과 하동 야생차 축제, 전통 예술의 향연인 밀양 아리랑 대축제, 고래·암각화·옹기에 의미를 부여한 울산 박물관기행 등이 그것이다. 부산 갈맷길도 현대적 축제의 한 형태와 다르지 않다 할 것이다.



이제 우리도 축제를 알 만큼 아는 민족이 됐다. 판만 벌여놓는 축제가 아니라 인간이 축제 복판으로 들어가 즐기는 진정한 축제가 됐으면 한다. 이제 축제를 다시 시작하자!



강희근 시인



강희근 시인 약력



- 경남 산청 출생



-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데뷔



- 이형기 시인 기념사업회 회장



- 경상대학교 인문대학장, 교수회장



- 현 경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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