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취재일기] 기본도 안지킨 서울시 ‘중산층 통계’







전영선
사회부문 기자




통계는 정확성이 생명이다. 또 어떤 기준에 따라 만들었는지를 제대로 밝혀야 정확하게 해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시가 매년 발표하는 ‘서울 서베이’의 중산층 통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본지 4월 28일자 24면>



서울시는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중산층을 집계한다고 밝혔지만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서울시는 전체 집단의 가운데에 있는 가구 소득의 70~150% 범위에 있는 대상을 중산층으로 보는 OECD 기준과 달리 범위를 66.7~150%로 넓혀 잡고 2008년과 2009년 중산층 조사를 했다. 이 덕분에 2009년 서울의 10가구 중 6가구(59.5%)는 중산층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도 이런 사실이 꺼림칙했는지 지난해 조사에선 OECD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다. 그 결과 서울의 중산층은 10가구 중 5가구(50.3%)로 줄었다.



 본지가 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서울시 통계조사팀 담당자는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2008, 2009년 서울시의 기준이 실제 서울의 상황을 더 잘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득이 월 210만~220만원이라도 답변을 200만원으로 하기 때문에 기준을 넓혔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서울시가 OECD와는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는 내용을 적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단순한 실무적 착오”라고 답했다. 중산층 분석 같은 중요한 통계에서 국제기준을 따르지 않고 기준을 임의대로 바꾸는 것이 과연 사소한 일일까.



김영수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답변을 그대로 쓰지 않고 기준을 바꿔 통계를 내는 것은 통계학 학부의 기초 수업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오류”라고 지적했다.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통계만큼 강한 무기는 드물다. 그런 만큼 정책의 근거가 되는 통계 작성 주체들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다. 만약 서울시가 내키는 대로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조사라면 과연 무엇을 믿을 수 있을까. 연간 7억여원을 들여 만드는 서울 서베이의 결과가 서울의 본모습인지, 아니면 서울시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인지 도무지 헷갈리기만 한다.



전영선 사회부문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