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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에 2793가구 아파트 짓는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남은 판자촌인 개포동 구룡마을. 멀리 강남구 도곡동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타워팰리스가 보인다. [김도훈 기자]






서울 강남 대모산과 구룡산 사이에 ‘구룡마을’이란 곳이 있다. 1985년부터 자연스레 형성됐던 무허가 판자촌이다. 이곳은 개발할 수 없는 녹지지역이다. 토지 소유주들도 묵시적인 양해를 했고 강남구청도 모른 체했다. 그러는 사이 점점 규모가 커져 ‘마을’이 됐다. 현재 구룡마을에는 1242가구(2540여 명)가 살고 있다. 대부분 판잣집·비닐하우스라 화재에 무방비다. 오·폐수나 쓰레기 처리도 기대할 수 없다. 대책이 시급했다.

 서울시가 구룡마을 개발계획을 28일 내놨다. 26년 만이다. SH공사가 2016년 8월까지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해 아파트 2793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거주민의 정착을 위해 1250가구는 영구·공공 임대아파트로 짓는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겐 영구임대아파트를, 나머지 가구엔 공공임대아파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25만2777㎡에 달하는 구룡마을을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꾸기로 했다. 개발 방식을 정하는 건 시의 고유권한이다.

 구룡마을은 사유지가 전체 면적의 94.6%에 달한다. 서울시는 땅 주인들에게 감정가액대로 보상한 뒤 개발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주들은 지금처럼 재산권 행사를 못 할 바엔 보상받고 토지를 수용당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투기세력 차단에도 나선다. 다음 달 2일부터 강남구청·SH공사와 공동으로 거주민 주민등록 등재작업과 재산 조회도 할 계획이다.

 문제는 주민들의 반발이다. ‘민영개발’을 하자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분양권이 있다. 2009년 구룡마을 개발을 추진했던 민간 사업자가 주민들에게 ‘5년 임대 후 분양 전환’ 안을 제시한 게 결정적이었다. 주민들 대부분이 “강남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강남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 회관 안에 10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서울시 발표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21년 토박이’ 김두철(51)씨는 “2년 전 이미 강남구청과 민영개발에 합의했고 구의회도 승인했는데 이제 와서 공영개발이라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유귀범(66) 구룡마을주민자치회장은 “공영개발 계획은 빚이 많은 SH공사의 배만 불리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그 자리에서 강남구에 제출할 탄원서를 작성했다. ‘민간개발 계획안’을 하루속히 시에 제출하란 내용이었다. 주민 김재완(40)씨는 “강남구는 2009년 민간 사업자로부터 개발제안서를 받아 주민 공람까지 해놓고 여태껏 서울시에 개발안을 올리지 않았다”며 “이는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의 입장은 분명하다. 민간개발을 하면 개발이익이 지역주민이 아닌 소수에게 돌아가는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김병하 도시계획국장은 “민영개발은 개발이익 사유화에 따른 특혜 논란이 많았고 사업이 잘 안 될 땐 주민들의 주거대책에도 차질이 생기는 맹점이 있다”며 “주민들의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공공임대아파트 임대료를 조정하는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최모란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구룡마을=서울 강남구 개포2동 567번지 일대에 들어선 무허가 판자촌. 19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던 정부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시내 빈민촌 정리사업을 벌이면서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 형성됐다. 현재 1242가구, 254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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