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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위치정보









공자가 효(孝)의 근본으로 꼽은 건 부모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끼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부모에게 알려 안심시키도록 가르친 까닭이다. 논어 이인(里仁)편 한 대목이 바로 그 가르침이다. ‘부모재(父母在) 불원유(不遠遊) 유필유방(遊必有方)’. 부모 살아 계시면 먼 곳에 나가지 않고, 부득이 나가게 되면 반드시 행선지를 알려 드려야 한다는 뜻이다.



 예기(禮記)에도 같은 맥락의 가르침이 보인다. ‘부위인자자(夫爲人子者) 출필곡(出必告) 반필면(反必面) 소유필유상(所遊必有常)’. 무릇 자식은 밖에 나갈 때 부모에게 반드시 행선지를 아뢰고 돌아와선 얼굴을 뵙고 돌아왔음을 알리며 나가 있는 곳은 반드시 일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말로 하면 ‘너의 위치정보를 부모에게 정확히 알려라’인 셈이다.



 지금은 자식이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부모가 매 순간 자녀의 위치정보를 알 수 있다. 심지어 미국 통신회사 버라이즌은 부모에게 자녀가 갈 수 있는 범위를 지정하도록 한 뒤 자녀가 이 범위를 벗어나면 경고 메시지를 보내준다.



 나침반이 인류 3대 발명품 반열에 오를 만큼 위치정보가 인류 문명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2000년대 들어선 GPS와 이동통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위치정보 활용 서비스가 생활의 이기(利器)로 대접받는 상황이다. 우선 공공 목적에 활용되면서 얻는 사회적 편익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05년 소방방재청에 위치정보를 활용하도록 허용한 게 좋은 예다. 신고 받고 사고현장에 출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위치정보 사용 전보다 약 37분이 단축됐다고 한다.



 내비게이션을 중심으로 시작된 위치정보 산업의 진화는 눈부시다. 오죽하면 위치정보 서비스를 ‘무선통신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라 부를까. 미국에선 개인 위치정보를 상업적으로 환산하면 한 해 20억 달러 가치로 평가될 정도다.



 문제는 개인 위치정보 유출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와 범죄 악용 소지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엊그제 스마트폰 사용자 80만 명의 위치정보 2억1000만 건을 몰래 수집한 광고대행업체 대표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애플의 아이폰이 장기간 개인 위치정보를 축적해 논란이 된 데 이어서다. 이래저래 불안할 수밖에 없다. 개인 위치정보의 수집·이용·제공을 보다 엄격히 제한하는 법적 장치 강화가 절실하다. 축복이어야 할 위치정보 활용이 재앙이 돼선 안 될 일이다.



김남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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