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친기업이라던 MB 정부, 노무현 정부보다 더 심하다”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26일 공적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주장한 데 대해 대기업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즉각 “정치논리에 의한 관치 목적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지나친 경영권 간섭은 경영 안정화를 훼손해 기업 가치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 또는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경련 관계자는 “포퓰리즘이 너무 지나친 것 같다”면서 “그럼 앞으로 국민연금 이사장이 소집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와야 하겠다”고 꼬집었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미래 먹을거리 발굴 등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는 당사자인 기업들이 더 관심이 많다”며 “국민연금 같은 곳이 의결권을 행사해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대기업 관계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겉으로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끊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10대 그룹 관계자는 “이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손놓은 지 오래 됐다. 지난 정부보다 더 심한 것 같다”면서 “철학도 없이 표에만 몰두한 임기응변적 정책들에 기업들만 휘둘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10대 그룹 관계자는 “연기금 주주권 행사를 강화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것이 자칫 기업을 통제하는 관치수단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 관계자는 하나같이 회사 이름을 절대로 밝히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국민연금이 대주주인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해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라며 말문을 닫았다.

 역시 국민연금이 대주주인 KT의 이석채 회장은 이날 ‘KT·제주도 간 모바일 원더랜드 구축 업무 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곽 위원장의) 발언 자체를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면서도 “KT만큼 주주가치 제고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곳이 어디 또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KT는 직접 고용한 3만2000명을 포함해 협력사·계열사를 합쳐 12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높은 인건비를 부담하면서 경쟁사와 비슷한 매출을 올리는 것이 최대의 사회공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올 들어 열린 377개 기업의 주총에서 131개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2000년 2조원에 불과하던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규모는 지난해 54조원까지 불어났다.

심재우·한은화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