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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선처 호소 … 배심원들 마음 흔들려”




국민참여재판에 참석한 배심원들이 선서하는 모습. 방청석 맨 앞에 앉아 뒷모습만 보이는 사람들이 그림자 배심원들이다. [그림=김회룡 화백]


25일 오전 10시50분 대전지법 316호 법정. 지난 1월 대전 서구 탄방동 아파트에서 수면제를 먹고 잠든 어머니(68)를 볼링공으로 5~7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전 대전경찰청 강력계장 이모(40)씨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렸다.

 재판은 국민참여재판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재판의 배심원은 ‘두 종류’였다. 예비 배심원(1명)을 포함한 정식 배심원 8명과 그림자 배심원 9명이었다.




김방현 기자

 기자는 그림자 배심원 자격으로 재판에 참여했다. 방청석 맨 앞자리에 그림자 배심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법대 교수, 시민단체 관계자, 교향악단 단원, 법학전문대학원생 등으로 구성됐다. 재판에 참여하면서 “유·무죄 판단이나 형량 결정 시 개인 감정 등을 들이대지 말자”고 서로 다짐했다.

 오전 11시 피고인이 법정에 들어섰다. 검사가 공소사실을 낭독했다. 오후 1시 검사의 증거 조사과정에서는 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볼링공, 오토바이 헬멧 등이 등장했다. 이씨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글썽였다.

 피고인 신문과정과 최종 변론과정에서는 검찰과 피고인 간의 공방이 오갔다. 배심원들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부검의 소견을 감안할 때 이씨가 볼링공을 5~7회, 허리와 얼굴 부근에서 떨어뜨린 것 아니냐.(검사)

 “볼링공을 허리 부근에서 2~3회만 떨어뜨렸다.”(변호인)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탐욕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오후 8시 피고인의 최후 진술이 끝난 뒤 두 종류의 배심원은 각각 자리를 옮겨 평결에 들어갔다. 10시간 넘게 계속된 재판에 피로감이 몰려오고 집중력도 떨어졌다. 피고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배심원의 역할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모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양형에서는 배심원과 그림자 배심원 모두 의견이 엇갈렸다.

 “계획범죄이기 때문에 무겁게 징역형으로 다스려야 한다.”(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피해자의 동의하에 범행이 이뤄졌고, 반성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도 가능하다.”(서승연 사법연수원생)

 그림자 배심원 중 4명은 징역형(3∼5년) 의견을, 3명은 집행유예(징역 2년 6개월∼3년) 의견을 냈다. 2명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정식 배심원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재판부는 정식 배심원들의 의견을 참작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장동혁 공보판사는 “형법은 존속상해치사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규정하지만 작량감경(酌量減輕·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법관이 형량을 줄여주는 것)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선고가 끝난 순간 법정 안 시계는 오후 10시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림자 배심원들은 “피해자의 감정호소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림자 배심원으로 참여한 성백춘(음악가)씨는 “사전 정보 없이 참여했더니 재판과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그림=김회룡 화백

◆국민참여재판=국민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해 유·무죄와 형량 의견을 전하고 재판부가 이를 참작해 최종 판결을 내리는 제도. 2008년 1월 도입됐다. 평의 결과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재판부가 따르는 게 관례이다. 법원은 선거인 명부(만 20세 이상)에서 배심원을 무작위로 선정한다.

◆그림자 배심원=일반 배심원과 마찬가지로 재판을 참관하고 평의·평결도 내린다. 다만 실제 배심원처럼 재판부에 유·무죄 등을 권고하지는 않는다. 국민이 재판을 이해하도록 지난해 9월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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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