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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 KCC … 하승진에서 시작해 하승진으로 끝났다




KCC의 젊은 대들보들인 하승진(오른쪽에서 둘째)과 강병현(왼쪽)이 동부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이겨 우승을 확정한 뒤 벤치로 달려가 동료·코치들과 힘차게 포옹하고 있다. MVP 하승진은 22점·9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강병현은 역전 3점포를 넣었다. [김민규 기자]


폭풍처럼 몰아치는 KCC 특유의 농구가 마지막 경기에서도 나왔다. KCC가 2010~2011 프로농구 챔피언에 올랐다.

 KCC는 26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동부에 79-7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4승2패로 우승했다. 2008~2009 시즌 이후 2년 만의 우승이다. 또 KCC는 전신인 현대 시절을 포함해 역대 프로농구 최다인 챔프전 5회(1997~98시즌·98~99시즌·2003~2004시즌·2008~2009시즌·2010~2011시즌) 우승도 달성했다.

 KCC의 최장신 센터 하승진(26·2m21㎝)은 기자단 투표수 75표 중 66표를 얻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그는 ‘기복이 심하지만 재미있어 미워할 수 없는’ KCC 농구의 아이콘이다.

 하승진은 이날도 드라마 같은 플레이를 했다. 그는 22득점·9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전반까지는 8득점에 그치며 동부 김주성(16득점·전반 12득점)에게 밀렸다. KCC는 전반까지 30-40으로 크게 끌려갔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동부를 제압하고 우승한 KCC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3쿼터 이후 하승진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하승진은 3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어 동부를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또 동갑내기 강병현(26·1m93㎝)이 4쿼터 종료 35.6초 전 78-77로 역전시키는 쐐기 3점포를 터뜨리면서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강병현의 3점슛이 폭발하는 순간 하승진과 강병현은 펄쩍펄쩍 뛰면서 ‘오버 액션 세리머니’를 펼쳐 순식간에 분위기를 KCC 쪽으로 끌고 갔다.

 경기 후 하승진은 언제 코트 위에서 오버액션을 했느냐는 듯 진지했다. 그는 “MVP는 내가 받아야 할 상이 아니다. 나는 혼자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동료들이 나를 믿고 찬스를 만들어 줘 득점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KCC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하승진은 자신의 유니폼을 벗고 자신의 백업맨인 강은식(29·1m98㎝)의 유니폼을 입었다. 강은식은 챔프 3차전 도중 다쳐서 이후 경기에 결장했고, 이날 잠실 경기장에 오지 못한 채 병원을 지켰다. 하승진은 “정규리그에서 은식이 형이 없었다면 난 시즌을 모두 소화하지도 못했을 거다. 우승 순간 소외감을 느낄 은식이 형 이름이 어떻게든 나오게 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승진과 강병현은 아직까지 완벽한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다가도 한 번 신바람을 타면 활화산처럼 폭발한다. 이들 탓에 KCC는 탄탄한 멤버를 갖추고도 기복이 심해 지난 세 시즌 정규리그에서 3위에 그쳤다. 하지만 시즌 후반 승부처에서, 단기전이 거듭될수록 힘을 내는 게 또 이들의 매력이다. 이들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플레이로 인해 이번 챔프전은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명승부가 펼쳐졌다. 허재 KCC 감독은 “선수 때 했던 우승보다 더 기쁘고 KCC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동부 강동희 감독과는 나중에 술 한잔하겠다”고 말했다. 동부는 탄탄한 공수 조직력을 선보였지만 KCC의 높이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글=이은경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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