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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미슐랭 식당’ 서울엔 왜 한 곳도 없을까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미식가라면 누구나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식당·여행가이드 책자인 ‘미슐랭 가이드(The Michelin Guide)’에 소개된 곳(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 가보길 원한다. 미슐랭 가이드의 기원은 타어어 회사인 미슐랭(영어로는 미셰린)이다. 선대 회장인 앙드레 미슐랭이 고객에게 지역별 자동차 정비업소와 식당·숙박업소를 소개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현재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은 전 세계에 2901곳이 있다. 이 중 최고등급인 별 세 개를 받은 곳은 125개다. 가까운 일본 도쿄에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167곳(2010년 기준)인 반면, 우리나라에는 아직 한 곳도 없다. 특히 도쿄는 파리나 뉴욕보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수가 더 많다. 파리의 두 배, 뉴욕의 세 배 정도다. 프랑스 요리가 아니라 일본 정통의 일식들로 미슐랭 스타 등급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이채롭다.

 우리는 왜 단 한 곳의 미슐랭 레스토랑도 없는 걸까? 작지만 큰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 우선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을 이해해야 한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요리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는 것은 물론 해당 레스토랑만의 독창적인 맛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음식 맛이 아무리 좋더라도 천편일률적인 베끼기 요리만으로는 힘들다. 서비스 인력에 대한 교육도 아직은 부족하다.

 단순한 친절을 넘어 원재료와 요리는 물론 소스와 관련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이를 고객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서비스를 요구하기 전에 알아서 나타나 조용히 서비스할 수 있는 센스는 기본이다.

 적절한 가격도 중요하다. 우리 요식업계에는 ‘비싸야 팔린다’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와인을 한잔 곁들여 저녁을 먹으면 한 사람당 적어도 20만~30만원은 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래선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어렵다. 벌이가 안 되는 식당에서 창의적인 음식과 요리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을까. 가까운 도쿄만 하더라도 1인당 40만~50만원 정도면 최고 등급인 미슐랭 스리스타 레스토랑에서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되레 싸다고도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또 어떤가. 음식 수준이나 서비스는 미슐랭 스타급을 요구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대가는 지불하려 하지 않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비슷한 수준의 음식과 서비스를 해외에서 접하면 기꺼이 지갑을 열면서 말이다.

 음식업을 유흥업이나 향락산업과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부의 태도에도 아쉬움이 있다. 제조업과 관련한 장인이나 기능공에 대한 지원은 꾸준하지만 정작 대를 이어가는 음식 장인에 대한 처우나 지원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1960~70년대 고도성장을 일궜던 제조업도 결국 정부가 적극 나서서 지원하고 후원한 덕이다. 음식업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음식점 한 곳을 내면 주방 직원, 홀 직원 등 최소 7~8명 이상을 고용할 수 있는 만큼 취업대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런 레스토랑이 많이 생기면 관광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기에 충분하다.

 흔히 음식업을 ‘주인이 매장에서 지켜봐야 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하물며 미슐랭 스타급 레스토랑 같은 수준 높은 식당은 한 사람이 여러 곳을 운영하기 힘들다. 한 곳에 집중해도 그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실력을 인정받은 곳이라면 한 곳만 운영하더라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흔히 ‘관광 한국’을 말한다. 단순히 볼거리만이 아니라 먹을거리와 놀거리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서울에 미슐랭 레스토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돈을 써야 할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춘 한국판 미슐랭 식당을 기대해 본다.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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