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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신상린] 세계 명문 대학으로 도약하는 중국대학? 그 현실은?

지난 주 내내 대다수의 중국 언론 매체들은 칭화대학의 개교 100주년 기념 소식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특히, 지난 24일 열린 칭화대학 100주년 기념식에는 현재의 권력(후진타오)과 미래의 권력(시진핑)이 동문 자격으로 모두 참가하며, 그 위세를 자랑했다. 특히, 지나온 100년보다 앞으로의 100년이 중요하다며, 세계 10대 명문대학으로 진입하기 위한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를 중국 공산당이 약속할 것이라는 후진타오 주석의 연설은 중국 전역에 생중계까지 됐다.

바로 전날인 23일 상하이에서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자 중국 4대 명문 대학 중 하나로 손 꼽히는 상하이짜오퉁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입학 시험이 진행됐다. 올해의 경우, 타 대학과의 입시 일정 중복을 피하기 위해 1, 2차로 나눠서 진행한 탓인지 - 현장에서 시험장 배치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수치에 따르면 – 지원자 수는 작년에 비해서 절반 가까이로 감소한 269명이었지만, 한국인 유학생 수는 이 중 절반이 넘는 135명이나 됐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중국어, 영어, 수학, 중국개황(중국역사, 지리, 문화 등이 포함된 종합 과목) 네 과목을 치르는 상하이짜오퉁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입학 시험의 운영과 시험 관리 감독 수준은 충격에 가까웠다. 시험장이 위치한 건물 내에는 수험생이 아닌 일반인들의 출입에 어떠한 제재도 없었으며, 심지어 한국 입시 학원들이 한 건물 내 교실을 대여해 점심 식사 및 휴식 공간으로 사용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수험생들의 시험 도중 화장실 출입이 자유로웠음은 물론, 심지어 시간 확인을 이유로 하는 휴대폰 사용에도 특별한 제지가 없었다. 덕분에 일부 입시학원 수험생들은 조직적으로 화장실을 번갈아 가며 문제와 정답을 상의하거나, 시험장 내에서 커닝 페이퍼를 돌려보는 등의 부정행위들을 남발했다. 하지만, 시험이 완료된 후 부정행위 적발로 응시 자격을 박탈당한 학생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이는 졸자가 재직, 수학하고 있는 복단대학이라고 다르지 않다. 매년 일부 입시학원의 조직적 부정행위 – 휴대폰 문자로의 정답 발송, 문제지 사전 유출 등 – 에 대한 목격담은 이제 놀랍지도 않게 받아들여질 정도다. 이 때문에 학교 내에서 시험 관리 감독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논의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누구도 외국인 유학생 시험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거나 개선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학교 내부 상황이라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한다.

졸자는 이런 상황들이 연출되는 원인을 일부 한국 입시학원의 불법적 행위라든지, 정상적인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도 없는 일부 학생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만 치부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 중국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 특히, 한국인 – 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하는 태도 등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물은 질문에 대해 푸단대학 관리학원의 루시옹웬 원장은 “한국인 유학생들의 학업 능력이 중국학생들의 그것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은 손에 쥐어진 사실.” 이라며, “그렇기에 인기 전공 학원(단과대학)별로 점차 입시 정원을 줄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푸단대학 사회공공정책학원의 쳉유안 교수는 “자동차로 따지면 (외국인 학생과 중국인 학생의) 배기량이 다른데 동일한 속도로 동일한 거리를 달려야 하는 상황인 것.” 이라며 낮은 난이도의 외국인 유학생 입학 시험 자체에 문제점이 있음을 피력했다. 실제로 푸단대학 경제학원의 상당수의 한국인 학부생들은 입학 후 1, 2학년 전공 필수 과목들의 정상적 이수를 위해서 별도의 수학 과외를 받는 지경이고, 일부 전공에서는 중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을 분리해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통계상으로 푸단대학과 상하이짜오퉁대학은 중국 대학 입학 시험(까오카오) 기준 상위 0.1% - 권역별 시험 난이도 차이와 호적지 배려 제외 - 에 포함되어야 입학 가능한 명문대학들이다. 이런 경쟁을 통과한 중국 학생들과 550점 만점에서 절반인 275점을 넘긴 후 면접을 통과한 한국학생들이 당장 1학년 1학기부터 완전경쟁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상대평가를 기본으로 하는 학사관리에서 F를 면하기 쉬울까? 중국 4대 명문 대학 중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쉽게 입학한다고 알려져 있는 상하이짜오퉁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졸업률은 입학률 대비 30%가 채 되지 않는다.

이에 졸자는 중국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 시험의 허술한 관리 감독이나 심지어 무시험 입학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외국인들을 단순한 돈 줄 그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감히 자신한다. 어떤 부정행위를 해서건 입학 후 경쟁에서 살아남을 외국인은 걸러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800위안(한화 환산 136,000원)의 전형료와 2만 위안(한화 환산 34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받고 입학은 시켜줘도 졸업하지 못하면 학교 이미지나 위상에 특별한 손상을 가하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일 것이다. 이는 중국대학들의 여유롭지 못한 재정 상태도 근거로 할 수 있다. 오죽하면 베이징 입시 현장에서 칭화 100주년 관련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올해 외국인 유학생 입학 정원을 작년의 배로 늘린다라는 소문이 돌겠는가?

세계적인 명문대학은 절대 자국 학생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US뉴스(U.S.News), 더타임즈(The Times), 가디언(The Guardian) 등에서 앞다투어 발표하는 세계 10대 대학들 중 어느 대학도 외국인 유학생을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하지 않는다. 칼텍(Caltech), MIT, 스탠포드(Stanford)등의 유수 공대에는 인도, 중국, 한국 학생들이 미국 학생들과의 정면 승부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 있다. 세계 상위 20위 내 MBA 스쿨은 대부분 미국에 위치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50% 이상은 아시아인이다. 이와 반대로 베이징대학과 칭화대학은 작년 중국 대학 입학 시험 수석, 차석합격자를 홍콩대학에 뺏기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몇 년 전 졸자가 미국에서 수학할 때, 중국으로 향하는 필자의 선택에 대해 많은 동료, 선, 후배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었다. 발전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선구자가 되기는 망설여지는 현실적 고민과 선택에서 졸자는 퍼스트 무버로서의 이점(First Mover’s Advantage)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었다. 하지만, 이 즈음에서 되돌아본 중국대학의 과거와 지금은 졸자의 판단과 예상이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아 씁쓸할 뿐이다.

푸단대학 관리학원 중국마케팅센터 수석연구원 신상린(sangrins@us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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