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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법 전파하는 엄마들

“요즘 가장 큰 관심사가 ‘자기주도학습’이잖아요. 그런데 그 개념이 너무 포괄적이라 아이를 어떻게 지도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요.” 김승연(40·여·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씨의 하소연이다. 아들 이준형(서울 잠원초 5)군은 공부하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별 고민 없이 김씨를 찾는다. 준형이가 커 갈수록 김씨도 모르는 문제가 많지만 무턱대고 학원을 보내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김씨처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자기주도학습법을 실천하는 학부모들을 찾아 노하우를 들었다.




이경원양은 어머니 라애경씨와 자신의 방에서 함께 공부한다. 모녀가 집에 만든 공부방 ‘개굴 교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경록 기자]



19일 오후 5시 30분 서울 고덕동 이경원(서울 묘곡초 4)양의 공부방. 이양은 공부방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선생님에게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거리기 시작한다.

 “오늘 수학 시험을 봤는데 어제 공부했던 문제랑 비슷해서 쉽게 풀었어요. 태권도는 새 품새를 배웠는데 조금 힘들지만 며칠만 연습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일은 걸스카우트 단복을 맞추러 가야 해요.” 이양의 말을 듣고 있는 선생님은 다름 아닌 어머니 라애경(44·서울시 고덕동)씨다. 이양이 매일 선생님을 만나는 공부방은 ‘개굴 교실’이라고 이름 붙였다.

 라씨가 개굴 교실을 연 것은 이양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다. 어느 날 학원을 다녀온 이양이 다짜고짜 “엄마가 선생님 하면 안돼?”라고 묻더란다. 7세 때부터 학원에 다니던 이양이 우연히 길거리에서 ‘엄마가 제일 좋은 선생님’이라는 광고 카피를 본 것이다. “아이를 잘 가르치려고 직장에 다니는데 막상 아이 얼굴 볼 시간도 별로 없다는 걸 그 때 깨달았어요. 그래서 직장 일을 재택근무로 바꾸고 아이 방을 공부방으로 꾸몄죠.”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어떻게 교육할 지 막막했다. 인터넷 자기주도학습 카페에 가입하고 정보를 얻기 시작했다. 자신이 얻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블로그와 미니홈페이지도 운영했다. 라씨는 “집에서 아이를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와 부모 사이라서 자칫 공부 흐름을 놓치기 쉽다는 것. 그래서 먼저 개굴 학습계획표를 짰다.

 학습 방식은 주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그날 바로 복습하는 것이다. 매일 등교하기 전 30분 정도 인터넷으로 국어·영어·사회·과학 과목을 듣게 한다. 학교 방과후 수업은 주로 수학과 영어를 보충하는 데 활용한다.

 이양의 학교 컴퓨터 명예교사로 활동 중인 라씨는 올해부터 통장을 맡았다. 이양의 사회과목 교육을 위해서다. 지역사회에서 통장의 역할과 주민간의 관계맺기를 직접 보여준다는 취지다. 또 주말마다 이양에게 한 가지씩 간단한 요리를 맡긴다. 백화점 문화센터 부모 특강에서 ‘과학 원리의 모든 것은 주방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부터다.

이달 초에는 주말농장도 신청했다. 독서도 중요한 학습활동 중 하나다. 매일 5권 정도 읽은 후 독후감을 쓰게 한다. 장르는 크게 구애받지 않지만 최근 진로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눠서인지 이양은 위인전을 주로 읽는다.

 그런 라씨지만, 요즘 조심스럽게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집에서 가르치는 데 한계를 느껴서다. 매일 이양을 학교에 보낸 후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그날 학습계획을 세우곤 했지만, 이양이 4학년이 되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라씨는 “필요할 때 일부 과목이나 특정 분야를 준비하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면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독서클럽 운영으로 공부 습관 들이기

신현주(47·서울 관악구 보라매동)씨는 아들 이규원(서울 중대부초 3)군의 공부습관을 위해 주변 아이들을 모아 무료로 독서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해 이제는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학부모 중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신씨는 주변에서 “독서클럽을 운영해보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그럴 때면 신씨는 “나도 공대 출신에다 전업주부도 아니다”라며 “일단 시작해 보라”고 권한다. “다른 엄마들과 역할을 분담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신씨는 자신의 노하우를 인터넷 ‘모여라 북카페(cafe.daum.net/dongwhabook)’에 그대로 올려놓았다. 그는 “아이의 독서량과 부모의 독서량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독서를 좋아하는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들이 학습 성취도가 월등히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독서량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태도는 경계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뭔지부터 확인하고 많이 읽어주는 게 좋다. 짧은 시간이라도 아빠가 독서 교육에 함께 참여하면 효과가 크다. 신씨는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이해력과 상상력이 좋아 학교 공부도 곧잘 한다”며 “자기주도학습의 바탕을 마련하는데 독서보다 좋은 게 없다”고 강조했다.

글=김지혁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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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