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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있는 학교를 찾아서 ⑨ 천안입장중학교

미래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특히 청소년기의 학교 교육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 학벌, 학원교육의 시대에 요즘 학교가 달라지고 있다. 학교마다 다양한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일보 천안·아산은 특색있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아름다운 결실을 맺고 있는 지역 초·중·고교를 찾아 소개한다.




입장중이 올해 특색사업으로 ‘행복한 동행 매력있는 우리 학급’ 등 학급별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추진하고 있다. 1학년 1반과 3반 학생들이 담임교사와 함께 축구시합을 하고 있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

입장중학교 담벼락에는 4월인데도 해바라기 꽃이 있다. 계절이 바뀌어도 지지 않는 해바라기다. 사제가 함께 졸업기념으로 벽화를 그린 것이다.

입장중은 사제가 함께 움직이는 학교다. 천안시 외곽에 위치해 있는 지역 특성상 학생들은 대부분의 일과를 학교에서 보낸다. 수업 외에도 문화활동과 스포츠 활동을 포함한 모든 여가활동을 교사와 학생이 동행하는 학교다.

 23일 주말 오전.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이 목련꽃이 활짝 핀 운동장에 모였다. 1학년 1반과 3반이 축구 시합을 하기로 한 날이다. 여느 체육시간과 비슷해 보이지만 각 반이 스스로 생각해 만든 이벤트다. 담임교사와 학생이 운동으로 함께 호흡하며 반의 단합을 위해 마련한 행사다.

 체육관(위례관) 아래에서는 여학생들이 모여 피구시합을 가졌다. 학생들이 담임교사와 친밀감을 높이는 모습 속에 사제간 따뜻한 정이 흘러 넘쳤다. 학생이 넘어지거나 실수 할 때마다 선생님은 “괜찮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선생님이 결정적인 도움을 줬을 땐 응원의 환호성이 여기 저기서 쏟아졌다. 시합에 걸린 상은 아이스크림. 경기 결과 1반은 축구, 2반은 피구를 이겨 무승부가 됐다. 각 반 선생님들은 사비를 털어 아이스크림과 초코파이를 나눠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테마가 있는 사제동행 이벤트

입장중은 각 학급 담임을 중심으로 스마트 학급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학급별 브랜드명을 정하고 학급단위의 자율규정을 만든다. 학교는 계획단계와 실천단계로 나눠 시상한다. 바른품성과 알찬실력을 고루 갖춘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사와 학생이 힘을 모으고 있다. 1학년 2반(담임 박선영)은 학습 플래너(앞으로 할 일의 절차, 방법, 규모 따위를 미리 계획해 주는 사람)를 만들어 학급 전원이 자신만의 플랜 기록, 교사와 공유하며 실력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1학년 4반(담임 노혜원)은 가을에 개최할 학급 음악회를 위해 사제가 함께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1학년 1반(담임 임규성)의 참솔동아리와 2학년 2반(담임 박은경)의 희망동아리는 매월 사제동행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학년 3반(담임 김하나)은 가을에 있을 학급 미술 전시회 준비로 학생들과 함께 작업 중이다. 3학년 1반(담임 김지영)은 학급 문집 제작을 위해 학생 모두가 수필가가 돼 가고 있다. 3학년 2반(담임 함순선)은 사제동행 스포츠 활동으로 금요일 방과후에 실내스포츠를 하고 있다.

 이밖에 사제동행 독서활동과 등산, 영화감상 등 학급별로 다양한 주제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담임교사 중심의 이벤트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가 함께하는 사제동행 교육활동을 통해 매력있는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입장중은 학생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문화를 통한 진로지도를 위해 2009년부터 3년째 거봉문화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 천안 봉서홀과 잠실 샤롯데씨어터, 대학로 오아시스 극장 등에서 교사와 학생이 연극과 오페라 등을 감상하고 토론을 갖는다. 사제간 소통하며 감성을 키우는 교육활동이다.

 사제동행 릴레이 봉사단도 특색있는 활동이다. 나눔과 배려의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인근의 중증장애 복지시설인 ‘등대의 집’에 전교생과 전교사가 릴레이로 봉사활동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모둠 북 공연단도 있다.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20명의 학생과 3명의 교사가 함께하는 동아리로 일탈행위를 제로화하고 꿈과 희망을 나누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준비단계지만 가을에면 멋진 희망 북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특색있는 교육과정

입장중은 음악이 흐르는 아침과 칭찬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매일 아침 5분씩 1교시 시작 전 클래식 음악을 명상하며 하루를 준비하도록 하고 있다.

‘칭찬 꽃이 피는 아름다운 학교’라는 칭찬 게시판을 만들어 매월 바른품성 실천학생을 게시하고 표창하고 있다.

 입장중은 밤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다. 중학교지만 야간 학습 클리닉과 공부방을 시작한 것이 벌써 4년째다. 학력 신장을 위한 노력도 남다르다. 기초학력 신장을 위한 맨투맨(1교사 1학생 결연) 교육 도우미제도 실시해 기초기본 학습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독서교육을 특색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제동행 독서토론 동아리, IBC(입장중 교육가족과 함께하는 좋은 책 나누기), 1인(人) 1독(讀) 1작(作) 운영, 신문고(신문-글-사고) 두드리기, 이끼(이상과 끼) 독서논술 캠프, 시낭송대회, 독서 원정대 떠나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는 백범일지 독후감쓰기대회를 추진해 전교생이 백범일지를 통독하고 독후감을 쓰게 한 것을 시작으로 3월에는 김구재단으로부터 500권의 도서를 기증받아 학생들이 읽고 있다.

 57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학교답게 교육공동체의 관심도 뜨겁다. 지역사회와 선배들이 장학금을 지원하고 특강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입장중은 새로운 졸업축제 문화를 선보이는 등 학교문화를 개선했고 올해에도 소통과 공감이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학교문화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골학교 매력에 빠진 고형선 학생회장

싱그러운 포도 향기 맡으며 등하교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2학년 여름 때 일어난 일이다. 우연히 TV에서 연기자들이 계곡을 배경으로 재미있고 신나게 노는 장면이 나왔다. 친구들과 다음 날 바로 짐을 싸서 부모님 허락을 받아 신나서 계곡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불행의 그림자가 괴롭히기 시작했다. 텐트는 있지만 치는 법을 아는 친구는 한 명도 없었다. 4시간 만에 텐트 치기를 완성했다. 밥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밤이 되니 날이 쌀쌀해졌다. 텐트에 들어가도 바람은 거세게 불었다. 결국 우리는 1시간 만에 텐트를 접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서야 부모님의 소중함과 집이 가장 편한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우정과 단합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고 추억을 남겼다.”

-시골학교만의 매력이 있다면.

 “우리 학교는 면 단위에 있는 학교다. 그래서 다른 학교에 비해 학생 수가 적다. 하지만 학생이 수가 적은 만큼 선생님들의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시내학교와는 다른 지형적 특색도 있다. 입장은 포도로 유명하다. 등교 할 때와 하교 할 때 싱그러운 포도 향기를 느끼며 생활한다. 정겨운 시골의 정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아쉬운 점은 없나.

 “피아노, 미술, 체육 등 예술분야 학원이 도심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속도가 도시학생들보다 느리다. 친구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고 포기해버리진 않을까 걱정된다. 교통도 불편해 일찍 가서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루빨리 교통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


봉사 참맛 알게 된 박은경 교사 수기

누군가를 위해 흘리는 땀의 의미는 행복이었다






샛노란 개나리와 함께 설렘으로 교단에 선 지 10년이 넘은 오늘에서야 들판에 나직이 피어 있는 민들레를 보게 된다. 이것이 시골학교의 매력이 아닐까.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자마자 터져 나오는 아이들의 함성과 밀려 나오는 장난은 항상 나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우리 아이들의 생동감은 지치지 않는다.

 “상현아, 선풍기는 왜 떼서 가니? “닦으려고요.” “야, 아직 덥지도 않은데…. 담임선생님이 시켰구나?” “아뇨, 그냥 더워지기 전에 먼지를 닦으려고요.” “뭐? 니가 그냥 알아서! 시키지도 않는데….” 벌써 내 얘기가 무색하게 이 녀석은 화장실 문 앞에까지 가 있다.

 ‘참, 이상하다. 어떻게 시키지도 않는데, 왜 힘든 일을 찾아 할까?’ 그 녀석이 내 가슴에 교단에 처음 발을 디딜 때보다 큰 설렘과 열정을 불어 넣은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규성 선생님, 이번에도 우리 봉사 갈 거죠?” “아니, 1학년만 데리고 할 건데.” “우리 2학년은 그럼 어떡해요. 하고 싶은데….” 흡족하면서도 못내 미안한 웃음으로 넘기시는 옆자리 앉은 선생님과 혹시나 하는 기대와 안타까움에 한숨으로 발길을 돌리는 상현이의 모습을 봤다.

 ‘이건 뭐지? 봉사활동 점수로 필요한 것도 아니고, 누가 하자고 해도 싫은 일을 왜 굳이 찾아서 하자고 덤비는 지….’ 머릿속에서만 어지러웠던 행간의 의미를 비로소 마음으로 읽게 됐다.

 지난 1년 동안 경로당, 장애인시설, 독거노인 등 찾아가는 봉사활동을 했던 그 녀석들은 봉사의 ‘참 맛’을 알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흘리는 땀과 수고의 의미가 내게는 ‘행복’이라는 것을. 내 삶의 반도 안 살아본 그 녀석들이 선생인 나보다 인생을 먼저 안 것이다.

 부끄러웠다. 그러나 또한 뜨거웠다. 하고자 하는 꿈이 있는 그 녀석들과 함께 하고 싶은 열정이 차올랐다. ‘세상이 아무리 팍팍하다 해도 요 녀석들만 있다면 살기가 한결 녹녹할 텐데…. 그래, 영화 한 편이, 책 한 권이 아닌 사람에게서 감동을 받자, 사람에게 감동을 주자.’ 그 녀석들이 내게 삶의 ‘희망’을 보여준 것처럼, 그들과 함께라면 세상의 낮고 낮은 곳에 ‘희망’이 되고자 한다. 교정의 하늘은 오늘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내일도…


학생과 소통하는 안상기 교장

배려와 사랑을 실천하는 전원학교





- 자연환경이 인상적이다.


 “좋은 산세를 뒤로하고 넓은 들을 품고 있어 풍광이 아름다운 전원적인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는 우리 학생들에게 더 할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다. 품성을 바르게 하고 정서를 풍부하게 해 감수성과 상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점을 살려 따뜻한 심성과 자신감 넘치는 학생상을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역사가 깊은 학교 가운데 하나다.

 “학교에 들어서면 늘 내가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 있는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에서 공부했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반세기가 훨씬 넘는 전통과 명예를 자랑하면서 수많은 동문들을 배출한 본교는 훌륭한 선배들의 후광과 성원으로 학생 교육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교직원들이 통근거리 등 불편한 점이 많아 처음에는 그리 마음이 내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근무하면서 친화적이고 신뢰가 있는 분위기에 동화되면서 열성적으로 학생 교육에 전념하고 있는 점을 자랑하고 싶다.”

-부임 후 학교 운영 성과가 있다면.

 “지은 지 오래된 학교라 시설이 노후 돼 있다. 현재 현대식 공법과 설계로 외벽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지은 위례관(강당) 주변에 나무를 심어 산책로와 공원을 만들고 나면 잘 구비된 내부 교육 시설과 균형을 이뤄 이상적인 전원학교로 탈바꿈하게 된다. 교육은 믿음을 먹고 자라는 나무다. 기왕 조성된 교직원간 가족적인 분위기를 화합으로 승화시켜 진정한 인간 교육이 가능하도록 힘쓰고 있다.”

-앞으로의 학교 운영 계획은.

 “면 단위 외곽 지역에 있어서 그런지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는 점이 큰 문제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학생 수를 확보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학교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그것은 교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교육에 매진해서 학력을 키우고 올바른 학생을 길러내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으로 가능하다. 교육 성공의 요체는 신뢰 구축에 있다. 교육공동체간 신뢰를 확보해 하나를 가르쳐도 그것이 인간적이고 믿음이 가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각인시키고 싶다. 졸업 문화 등 타성적인 틀을 벗어나 다양하면서도 개성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심신이 허약한 학생들에게 음악을 통해 자신감과 낙천적인 태도를 심어주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한 말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 중의 하나는 ‘자식이 책 읽는 소리’라고 한다. 자녀에게 책을 읽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른이 먼저 책을 읽는 것이다. 즉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자녀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세계가 있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역지사지로 눈높이를 같이 해서 자녀를 믿어주고 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은 모든 것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참을성 있게 자신의 세계를 개척하고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실천하는 멋있는 사람으로 커 나가기를 기대한다.” 







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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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