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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에 BBC는 3팀씩이나 …” 캐머런 ‘세금 낭비’에 칼 빼들다

지난해 10월 벨기에 브뤼셀. 국제회의에 참석한 데이비드 캐머런(사진) 영국 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웃지 못할 일을 겪었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에서 서로 다른 프로그램의 취재진을 무려 3팀이나 현장에 내보냈기 때문이다. 최악의 재정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5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70년 전부터 제공해오던 전통의 우유 무상급식까지 없애려 하고 있던 캐머런으로선 황당한 상황이었다. 그는 “세금이나 시청료로 낸 국민의 돈이 중구난방으로 집행되는 좋은 예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 뒤 BBC는 사상 최대의 예산 삭감으로 ‘고난의 행군’ 중이다. 같은 달 BBC는 2016년까지 수신료 동결을 발표했다. 캐머런 총리의 정부와 BBC 측이 여러 차례 담판을 벌인 결과였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2011년부터 6년간 BBC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동결키로 결정했다. 외교부로부터 매년 2억3700만 파운드(약 4200억원)씩 받던 해외 뉴스서비스 지원금도 끊어지게 됐다.
 




1922년 설립된 BBC는 영국의 대표적인 소프트파워다. 매주 영국인의 97%가 BBC의 제작물을 보고, 듣고, 읽는다. BBC의 해외 라디오 방송인 ‘월드 서비스’를 청취하는 외국인은 매주 1억800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BBC는 방만한 경영과 직원 고임금에 대한 불만으로 영국민들 사이에 ‘동네북’ 신세가 됐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4일 전했다. ‘긴축’을 슬로건으로 내건 캐머런 정부는 “터무니없이 비정상적인 낭비를 하고 있다”며 BBC를 가차없이 비판하고 있다.

 비판의 배경엔 TV 수신료가 자리하고 있다. BBC는 TV를 보유한 모든 가정으로부터 연간 145.5파운드(약 26만원)의 수신료를 받고 있다. 연간 수신료만 36억 파운드(약 6조4300억원) 다. NYT는 “수십 개 TV·라디오 채널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BBC가 독점이던 시절에 제정된 수신료 제도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마에 오른 BBC 내부적으로도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BBC는 2017년까지 자체 예산을 16% 줄이는 고육책을 이미 발표했다. 마크 톰슨 사장은 지난해 83만8000파운드(약 15억원)이던 연봉을 올해 61만9000파운드로 스스로 삭감했다. 월드 서비스 가운데 러시아어·중국어 서비스 등을 없애고 직원 650명을 해고했다.

이충형·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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