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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전날 밤 … 243억 ‘VIP 인출’




권혁세 금감원장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기 전날 밤 거액 예금이 불법으로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지난주 저축은행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비슷한 때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졌다.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은 25일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초량동 본점의 일부 임직원이 영업정지 전날인 2월 16일 밤 친·인척이나 지인 명의의 예금을 무단 인출한 사실을 확인해 검찰에 명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임직원은 본인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예·적금을 해지한 뒤 고객 계좌로 이체해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빠져나간 돈은 59건, 5억2500만원”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또 “2월 16일 밤 저축은행이 30여 명의 고객을 따로 불러 예금을 내줬을 개연성도 있어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신건 의원은 지난 20~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저축은행 청문회’에서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전 이틀간 빠져나간 예금이 평소보다 많게는 3배에 달한다”며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16일 오후 4시 이후 부산저축은행 고객 511명이 통장과 인터넷을 통해 인출한 금액이 185억원”이라고 25일 공개했다. 부산저축은행은 이날 영업시간을 6시간 넘긴 밤 10시쯤까지 예금을 내줬다. 같은 시간 동안 대전저축은행에서도 372건, 58억원이 인출됐다. 영업정지가 예상됐던 부산2·중앙부산·전주·보해 저축은행에서도 영업정지 전날인 2월 18일 영업마감 뒤 나간 돈이 총 2403건, 8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정지 전 불법 인출은 금감원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저축은행에 파견된 감독관 3명은 16일 오후 8시50분 ‘고객이 내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이 고객 예금을 무단으로 인출해 고객 계좌로 송금하고 있으니 이런 행위를 금지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예금 인출은 지점에 따라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계속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직원이 고객 본인의 확인 없이 예금을 인출한 건 금융실명제 위반이 명백하고 업무상 배임죄도 적용될 수 있다” 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옥주)는 예금 사전 인출 의혹에 대해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등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힘 있는 고객들에게만 정보를 흘리고 예금을 찾을 수 있게 도와 준 저축은행 관련자를 찾아내 처벌하고 이를 방치한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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