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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원 땀의 향기, 우리에겐 최고급 향수였습니다”




박상운 선장(左), 조영주 함장(右)

지난 21일 아덴만 해역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될 위기에 몰렸던 한진텐진호 박상운(47) 선장이 구출작전을 펼쳤던 최영함 장병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고 합참이 25일 밝혔다.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은 당시 500㎞를 이동해 선내 대피처(citadel)에 피신 중이던 선원 20명을 안전하게 구출했다. 다음은 박 선장이 24일 e-메일로 최영함 함장 조영주 대령에게 보낸 서한 요약.

 “세상 어디에서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는 살신성인의 정신과 용맹함으로 철벽같은 방패막이가 되어 주시는 청해부대 최영함 장병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살면서 그 무엇으로도 갚지 못할 크나큰 은혜를 입은 저희 승조원들은 여러분들의 희생과 노고에 힘입어…다음 목적지를 향해 순항을 계속 중에 있습니다.

 두려움 속에서 공포의 시간을 보내다 본선을 장악하고 계시던 대장님과 무선통화가 처음 성공했을 때의 그 살 떨리고 뭐라 형언이 불가했던 통렬한 기분은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선원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무전기의 그 소리는 저와 승조원들에게 정말 하늘의 음성 그것이었습니다. 아직도 그 목소리 귓가에서 맴돌며 웃음짓게 해줍니다. 수만 가지 불길한 생각으로 백 년 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밝은 하늘 아래서 처음 보았던 사람…. 그분들은 너무도 멋진 모습으로 이제 저와 우리 승조원 모두의 우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땀으로 완전히 젖은 군복에서 인도양의 바람을 타고 밀려드는 소금기 잔뜩 안은 그 진한 땀의 향기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최고급 향수였습니다. 희생을 희생이라 여기지 않고 당연히 해야 하는 사명이라고만 생각하는 우직한 사람들…. 목숨을 걸고 작전을 수행했으면서도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에 진정 고마워만 하며 호쾌하게 웃던 바보 같은 사람들…. 당신들은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우리를 펑펑 울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그런 깨끗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수고롭게 한 것이 그랬고 저한테는 이젠 없구나 하는 그 청아함이 그랬습니다. 장병 여러분, 저와 우리 승조원은 그날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최소한 여러분의 그 모습 백분의 일이라도 닮으려 애쓰며 나머지 인생을 살아보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여러분처럼 남자다운 호쾌한 웃음도 만들어 낼 수 있을 테지요? ㅎㅎㅎㅎㅎ 아무쪼록 늠름한 장병 여러분 항상 건강하시고 여러분들의 가족과 함께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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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