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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준석 방망이, 언제 이렇게 컸지





프로야구 두산의 최준석(28·사진)은 올해 들어 밤마다 불경의 한 구절을 주문처럼 읊는다. 그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열네 살 때부터 할머니 밑에서 동생을 키워온 터라 타인이나 종교에 기대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불경 구절을 외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작은아버지의 말을 듣고 고집을 꺾었다.

 간절한 마음은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최준석은 24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5회 초 결승 3점 홈런을 쳤다. 전날에는 결승 만루홈런을 날리는 등 지난주 두산의 5연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최준석은 올 시즌 타율(0.375·4위)과 홈런(3개·공동 6위), 타점(22개·2위), 장타율(0.667·2위) 등에서 모두 상위권에 올라 있다. 최준석은 “요즘 타격감은 나도 놀랄 정도다. 밀어치려고 하니 정확히 맞고 타구도 멀리 날아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타율 0.321·22홈런·82타점을 올린 최준석은 “다음 목표가 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한 번이라도 최고가 돼 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미뤄 왔던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2001년 함께 롯데에 입단한 ‘절친’ 이대호(29·롯데)다. 둘 모두 할머니 아래서 어렵게 야구를 한 이력이나 체중 120㎏이 넘는 거구, 각각 포수(최준석)와 투수(이대호)에서 1루수로 전향한 것 등이 쌍둥이처럼 닮아 있어 서로에게 의지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항상 앞서 갔다. 최준석은 롯데 주전 1루수 경쟁에서 이대호에게 밀려 2006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자신의 앞길을 막은 셈이지만 최준석은 “한 번도 대호를 경계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지향점이 됐다.

 이대호는 24일 SK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수(4개)에서 최준석을 추월했다. 최준석은 말한다. “대호와 경쟁할 생각은 없다. 유일하게 생일에 전화해 주는 친구와 한 번이라도 실력으로 당당히 맞설 수 있으면 족하다.” 그리고 오늘도 주문을 왼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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