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지젤’연아 … 울지는 마




25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첫 현지 적응 훈련을 한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 ‘지젤’을 연기하면서 애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사랑에 빠진 소녀의 맑은 얼굴, 가슴 아픈 실연의 한복판에 선 애잔한 눈빛.

김연아(21·고려대)의 ‘지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지젤을 연기한 어떤 여자 싱글 피겨 선수들도 이렇게 감정선을 제대로 표현한 적은 없다. 발레 ‘지젤’ DVD를 수없이 보며 연구하고, 다른 선수들의 ‘지젤’ 연기를 거듭 분석한 결과물이다.

 김연아의 코치 피터 오피가드는 “이 이상도 가능할까 싶은 김연아의 표현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고 자부했다. 애절한 표정, 정교한 몸동작은 오피가드 코치의 말을 충분히 뒷받침했다.

김연아는 29일(한국시간) 시작하는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25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아이스팰리스 메가스포츠’ 메인 링크에서 첫 현지 적응 훈련을 했다. 쇼트프로그램 배경 곡에 맞춰 선보인 첫 훈련. 김연아는 실제 경기에 나선 듯 호흡을 가다듬고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16세 소녀가 한 남자와 사랑을 하고, 배신을 당해 미쳐 자결하고, 춤추는 요정 ‘윌리’가 된 뒤에도 사랑하는 남자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돕는 이야기다. 발레곡 ‘지젤’의 서곡에 맞춰 천천히 몸을 움직인 김연아는 첫 점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루프를 훌륭하게 뛰었다. 지젤이 사랑에 빠질 때, 사랑하는 알브레히트가 왕자인 데다 약혼자까지 있다는 사실에 당황할 때 흐르는 주제곡 ‘로이 홀로 남았네(Loys Est Reste Seul)’가 흘러나오자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인, 복잡한 표정이었다.

 올해 2월, 예술의전당에서 ‘지젤’을 연기한 국립발레단의 프리마돈나 김주원씨는 “지젤은 보여줘야 할 감정선이 정말 많은 작품이다. 1막에서는 사랑의 환희·실연의 아픔·죽음까지 표현해야 하는데, 2막에서는 ‘공기의 요정’처럼, 무표정 속에서도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2분50초 안에 이 모든 것을 담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데이비드 윌슨 코치가 표정 연기를 할 때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라고 주문했다. 기쁘면서도 슬픈 표정 등 두세 가지 감정이 섞인 표정을 구체적으로 얘기했다”며 “윌슨 코치가 가장 멋진 연기가 담긴 지젤 DVD도 줬다. 내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부분은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많은 선수가 ‘지젤’을 연기했지만 차별화된 지젤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김연아표 ‘지젤’의 백미는 스텝 연기다. 지난해 ‘007 본드걸’로 변신했을 때 김연아는 빠른 리듬에 맞춰 박력 있는 스텝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다르다. 1막 마지막, 지젤이 미쳐 자결하는 장면에 흐르는 주제곡 ‘갤럽 제너럴(Galop General)’에 맞춰 그는 감정이 듬뿍 담긴 스텝을 선보였다. 지젤의 가장 유명한 장면, 가슴에 두 손을 모으고 애절한 표정을 짓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연아는 “강한 음악이 나오면서 강한 스텝을 연기하는 부분이 지젤의 포인트다. 여러 가지 감정이 실려 있는 안무들이 곳곳에 많다. 전체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감상법도 설명했다.

 프로그램 구성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트리플-트리플 점프와 트리플 플립 점프·더블 악셀 점프와 스핀, 스텝 연기를 구성했다. 올해부터 국제빙상경기연맹은 쇼트프로그램 필수 구성요소에서 스파이럴(한쪽 다리를 들고 활주하는 기술)을 뺐기 때문에, 스파이럴은 연기에서 빠졌다. 우아한 ‘김연아표 스파이럴’을 기대했던 피겨 팬들에게는 약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날 김연아는 한 차례의 실수도 범하지 않았다. 김연아의 움직임을 지켜본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빈틈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실전 경험이 없다’ ‘너무 오래 쉬었다’는 그간의 우려를 일축한 첫 훈련이었다.

모스크바=온누리 기자

▶김연아, 대단하네! 日네티즌 "아리랑 듣고 눈물"
▶김연아-아사다 13개월만에 '빅매치' 성사
▶김연아 '훈련 없는 날' 뭐했나 보니…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