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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회사이길 포기한 부산저축은행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올 2월 17일) 전날 ‘특별한 고객들’에게 이 사실을 몰래 알려주고, 예금인출을 허용했다는 뉴스는 충격적이다. 2월 16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금융당국 관계자와 은행 대주주들이 모여 영업정지 여부를 논의했는데, 여기서 영업정지 방침이 확정된 직후 부산의 본·지점에서 불법 인출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넘어 금융회사이기를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파된 배의 승무원들이 자신들과 가까운 이들에게만 구명정을 건넨 꼴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은행 임직원들이 친인척 계좌에서 예금을 임의로 인출했다는 것이다. 은행 대주주나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빨리 예금을 빼 가라고 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영업시간이 한참 지난 뒤 그렇게 구제받은 사람은 수십 명에 금액은 1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 은행 비상대책위원회의 김옥주 위원장은 25일 “영업정지 직후부터 예금 사전인출 소문이 돌았다”며 “당시 경찰과 은행 측에 CCTV 내용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으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를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금융기록과 CCTV 화면을 조사하면 사전인출 여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업정지로 1000억원 이상을 물린 이 은행 고객들은 가슴을 칠 일이다. 그러잖아도 우리 사회는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독식하고 무지렁이들은 늘 뒷전이라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 그들의 불평이 지나친 것이 아니라는 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더욱 놀랄 일은 이 은행에서 유사한 일이 과거에도 있었다고 한다. 이번 불법 인출이 이뤄지고 있을 때에는 금융당국 직원들이 이 은행에서 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부산의 유력인사가 금융당국을 통해 미리 영업정지 방침을 알고 은행에 항의했다는 지적도 있다. 담당 공무원의 기밀누출 개연성을 말하는 것이다. 도대체 금융당국은 뭐 하는 곳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태의 전말을 소상히 가려내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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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