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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대 80 사회’ … 재분배·복지 손질해야

사회 양극화(兩極化)는 우리 사회의 엄연한 현실이다. 쏟아지는 통계 수치들이 그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국세청의 종합소득세 분석에 따르면 종소세 상위 20%의 1인당 소득은 1999년의 5800만원에서 2009년에 9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하위 20%의 소득은 같은 기간 306만원에서 199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종소세는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가 주로 내는 세금이다. 이런 양극화는 월급쟁이도 마찬가지다. 2009년 근로소득세를 보면 상위 20%의 소득자가 총 급여의 41.6%를 가져가고, 하위 20%는 총 급여의 8%만 받았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100조원 시대’에 성큼 다가선 반면 노동소득분배율은 처음으로 60% 밑으로 떨어졌다.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그만큼 줄었다는 이야기다. 또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회복이란 뉴스도 저소득층의 엥겔계수(지출 가운데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율)가 크게 높아지면서 빛이 바래 버렸다. 실제로 98년부터 10년간 우리의 소득 양극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됐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상위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는 이른바 ‘20 대 80’ 사회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청와대 측은 “성장 과실이 대기업에 쏠린 점은 뼈아픈 대목”이라 고백했다. 하지만 군색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정부가 양극화를 자초한 측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환율·저금리 정책으로 수출대기업이 집중적으로 혜택을 보았다. 지난해 6.2% 경제성장의 화려한 성적표를 지켜보는 취약계층의 마음은 편치 않다. 성취감보다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엔 물가대란으로 이들 저소득층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이제 성장률 못지않게 성장의 질(質)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경제정책 기조부터 손질해야 할 것이다. 특히 돈보다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생산적 복지’는 과감히 확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소득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기준인 지니계수가 고개를 숙인 것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실업급여, 희망근로, 근로소득장려세제 등이 본격 집행되면서 저소득층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양극화 해소를 위해 경제성장을 희생시켜선 안 될 일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업률이 감소하고 정규직 노동자 비율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경제 성장에 따른 효과 덕분이다. 이런 흐름을 꾸준히 이어가야 지속 가능한 소득재분배(所得再分配)를 기대할 수 있다. 서비스 분야의 규제를 과감하게 헐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양극화의 또 한 축인 자영업 몰락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다. ‘20 대 80 사회’의 도래를 막으려면 정부의 힘만으론 한계가 있다. 미국 경제학자 프리드먼은 “미국이 멸망한다면 아마 양극화 때문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서도 국민과 기업, 정부가 모두 고민을 함께 나눌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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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