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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이세돌, 천적 구리에게 꺾이다

<본선 8강전>
○·구리 9단 ●·이세돌 9단




제 20 보

제20보(229~246)=한·중 최고의 전사인 이세돌 9단 대 구리 9단의 비씨카드배 결승전이 한창이다. 1국에선 선공에 나선 흑(이세돌)이 백의 역습에 걸려들며 대마가 죽었고 2국에선 백(이세돌)이 흑의 공격을 절묘하게 무산시키며 흑진을 관통한 끝에 압승을 거뒀다. 스코어는 1-1. 수읽기에선 이세돌의 능력이 더욱 뛰어났고 전체를 보는 눈에선 구리의 안목이 좀 더 빛났다. 국제대회 상대 전적은 6승9패로 밀린다. 중국리그에 비공식대회까지 포함시키면 12승12패. 아무리 봐도 구리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세돌 9단이 이창호 9단의 뒤를 이어 명실상부 세계 최강자가 되기 위해선 구리 9단이야말로 반드시 극복해야 할 상대다. 5번기의 분수령이 될 결승 3국은 오늘(26일) 벌어진다.

 구리를 만나면 약간 흥분하는 것 같은 이세돌. 이 판도 시종 끌려다니다가 중반의 어느 한순간 상상을 초월하는 비범한 강타를 터뜨려 역전에 성공했으나 그걸 지켜내지 못하고 막판 실족을 범했다. 패가 계속되고 있으나 이미 상황은 절망적이다. 241로 패를 썼을 때 백은 패를 계속해도 된다. 그러나 구리는 242로 해소한 뒤 246으로 수를 늘려 변화의 여지를 깨끗하게 차단한다. 수상전은 흑의 태부족. 죽었던 백 대마가 흑을 잡고 부활했다. 이 수를 보며 이세돌은 돌을 거뒀다. 사실은 진즉 던질 바둑이었지만 여기까지 왔다. 이세돌은 자책의 시간, 분노를 다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234·237·240=패때림).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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