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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2800원’ 부실한 노인급식





올해 여든 살인 이임순 할머니는 서울 종로구의 쪽방촌에서 혼자 산다. 자식이 있지만 왕래가 끊긴 지 오래다. 부양할 수 있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도 없다. 기초노령연금 20만원이 생활비의 전부다. 방세와 전기요금, 쌀값 등을 내면 끝이다. 아침·저녁은 손수 지은 밥에다 복지관에서 준 밑반찬을 곁들여 먹고 점심은 근처 노인복지관에서 해결한다. 할머니의 점심식사 단가는 2800원. 전액 서울시가 부담한다. 2009년 이후 변함이 없다.

 이 때문에 노인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노인복지관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있어 양질의 식단을 짜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 지역복지팀 관계자는 “ 중국산 음식 재료를 쓰거나 고기나 생선 반찬 횟수를 줄여 단가를 맞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의 노인복지관들은 1만5550명의 독거노인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독거노인에게 제공하는 점심 단가는 결식아동에게 주는 것과 큰 차이가 난다 . 지난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자회견에서 “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해 5월부터 결식아동 급식비 단가를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결식아동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는 건 꼭 필요한 복지”라고 강조했다. 제대로 된 점심을 먹는 것은 결식아동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닌데도 노인들은 관심 에서 멀어져 있다. 한국노인복지학회 이근홍(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회장은 “노인들은 무료 급식의 질을 크게 따지지 않는 다”며 “(자치단체가) 급식비용 에 대해 무신경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서울시 노인복지과 성은희 과장은 “단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며 "복지관들이 자치구 등의 지원을 받고있어 급식의 질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애초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노인 급식비를 100억5600만원으로 편성했다. 지난해 118억3400만원에서 15% 삭감된 액수였다. 사회복지관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그제야 ‘없던 일’이 됐다. 전문가들은 급식비를 정할 땐 적어도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여대 최혜지(사회복지) 교수는 “물가가 오르면 결식아동 급식이나 노인 급식이나 준비하기 힘들어지는 건 마찬가지”라며 “둘 간에 차이를 둬야 할 근거는 아무 데도 없다”고 말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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