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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미국 양적완화 종료 앞두고 채권 ‘빅2’ 엇갈린 베팅




핌코 ‘채권왕’ 빌 그로스(左), 블랙록 CIO 릭 리더(右)


국제 채권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두 거두가 맞붙었다. 올 6월 끝나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2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 후 미 국채 가격의 향방을 놓고서다. 1조2000억 달러의 자산을 굴리는 핌코의 ‘채권왕’ 빌 그로스는 국채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와 달리 1조58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블랙록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는 국채 가격에 별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데 베팅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여기에 벤 버냉키(Ben Bernanke) Fed 의장의 첫 기자회견이 27일 예정돼 있다. 버냉키는 이날 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 발표 후 기자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Fed 의장이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는 건 1914년 창설 이후 처음이다. 이날 버냉키의 기자회견에선 2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 후 Fed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버냉키의 말 한마디에 따라 채권시장도 요동칠 수 있다.





 핌코의 그로스가 2차 양적완화 정책이 끝나면 미 국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는 수요 공백 때문이다. 그로스는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는 한 해 1조5000억 달러어치 채권을 사들이는 가장 큰손이 사라진다는 의미”라며 “이는 채권시장에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지난해 11월 이후 올 3월까지 Fed는 미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의 85%를 사들였다. 미 정부가 국채 발행을 줄이지 않는 한 Fed의 퇴장은 수요에 상당한 공백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이로 인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머지않아 5%까지 오를 것이라는 게 그로스의 예상이다. 22일 미 국채는 3.398%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2.6%에서 30%나 오른 것이다.

 블랙록의 리더는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는 증권시장의 평범한 진리를 믿는다. 6월에 2차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된다는 건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버냉키가 거듭 확인해 온 사실이다. 27일 기자회견에서도 이를 재확인할 게 확실하다. 따라서 시장도 이에 충분히 대응할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리더는 “2008년 말~2010년 3월까지 1조2500억 달러의 채권을 사들인 1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 후에도 채권시장엔 동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2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로 시중에 돈가뭄이 오고 이로 인해 주식과 다른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은 오를 수 있다는 게 리더의 주장이다. 그는 미 국채 수익률이 3.75%까지 오르면 매입 기회라고 조언했다.

 두 거두는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방식도 대조적이다. 그로스는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스타일이다. 지난달엔 “핌코가 미 국채를 다 팔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입이 험하기로도 소문났다. 미 의회를 ‘스컹크’, 신용평가회사는 ‘매춘부’라고 욕하기도 했다. 그는 미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에 대해서도 “투자자의 돈을 소매치기하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강등하자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와 달리 리더는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린다. 그가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건 한 달에 한 번 블랙록 직원을 대상으로 한 발언 때뿐이다.

 그로스와 리더의 전망이 엇갈리자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에 쏠리는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그렇지만 버냉키도 난감한 입장이다.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 온 미국 경기는 중동·북아프리카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제동이 걸렸다. 올 1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2%를 밑도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마당에 경기 부양 성격의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해 버리면 경기 회복세가 꺾일 우려가 있다. 그러나 유가 급등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금값이 폭등하고 있는 게 심상치 않다. 버냉키로선 긴축의 고삐를 늦출 수도 죌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라는 얘기다. 그의 입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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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