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유정복의 고민…“캐나다 쇠고기, 개방할 것이냐 개방당할 것이냐”




유정복 장관

개방할 것이냐, 개방당할 것이냐. 캐나다와 쇠고기 수입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정부가 진퇴양난의 기로에 섰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 6월 중순 최종 보고서를 내 한국의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가 국제 무역협정에 맞는지를 판정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패소하면 우리는 최악의 경우 쇠고기 수입 관련 법령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 차선책은 WTO 판정이 나기 전에 캐나다와 쇠고기 수입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임미진 기자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캐나다 쇠고기 수입 협상은 상반기 안에 양자 협의를 통해 타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2009년 4월 캐나다가 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시작된 ‘쇠고기 분쟁’을 양자 협상을 통해 조만간 마무리짓겠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네 차례의 실무 협의를 통해 양국은 ▶30개월 미만의 뼈를 포함한 쇠고기를 들여오되 ▶쇠고기 이외 부산물은 미국산 쇠고기 허용 범위보다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검역 문제와 관련해 남은 쟁점이 좁혀지지 않는 데다, 양자 합의를 하더라도 국내 여론이 어찌될지는 미지수다. WTO 패널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로 한 시점(6월 중순)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한국이 캐나다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 건 2003년 5월, 캐나다에 광우병이 발생하면서다. 그러나 4년 뒤인 캐나다가 2007년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부여받으면서 두 나라 간 논란이 시작됐다. 캐나다가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게다가 우리 정부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자 분쟁은 격화됐다. 캐나다 정부는 “같은 위험통제국인데, 우리 쇠고기는 왜 수입하지 않느냐”고 항의했고 우리 정부가 계속 수입을 거부하자 결국 WTO 제소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양자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가닥을 잡은 건 WTO 분쟁 패널의 보고서가 두려워서다. WTO 패널이 우리에게 불리한 판정을 내리면 모든 나라 쇠고기에 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당장 아르헨티나 등 다른 쇠고기 수출국으로부터 “우리도 캐나다의 기준을 적용해 달라”고 개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통상 전문가들은 “사실상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WTO가 한국을 ‘쇠고기 보호주의 국가’로 낙인찍으면 모든 쇠고기 수출국과의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며 “분쟁 패널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양자 협의를 성사시켜 WTO 분쟁은 조정으로 마무리짓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자 협의도 순탄하지는 않다. 각론에 들어가면 두 나라 간 이견이 여전하다. 수입 범위에 있어서는 합의를 했지만, 개방 이후 광우병이 발생했을 경우의 조치에 대해선 더 조율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광우병 소가 추가로 발견될 경우 검역을 중단하겠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반면에 캐나다는 “광우병이 발생해도 ‘광우병 위험통제국’의 지위가 변하지 않는 한 검역을 중단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 뼈를 포함한 쇠고기를 수출하는 작업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현장을 확인하고 승인하겠다는 주장도 캐나다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김종진 통상정책관은 “협상 시점이 다가오는 것이 초조하긴 하지만 타이밍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며 “캐나다 의회가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해산 중인 만큼 지금은 시간을 두고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자 협의가 성사되더라도 축산 농가와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이 점이 정부로선 가장 큰 고민이다. 계획대로 상반기 중 캐나다 쇠고기 수입을 타결했다간 최근 구제역과 한·EU FTA 등으로 들끓는 농심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한우협회 남호경 회장은 “WTO에 제소되는 바람에 우리가 불리한 상황인 건 알고 있지만 요즘 축산업계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며 “이 상황에서 쇠고기 시장이 개방되면 농민들의 반대 여론이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불신도 문제다. 캐나다가 위험통제국 지위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올 3월에도 광우병이 발생하는 등 간간이 광우병 문제가 불거지기 때문이다.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는 “지금까지 정부가 캐나다와 합의한 수입 범위는 국제 기준과 합치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검역 주권 등과 관련한 남은 쟁점을 잘 마무리하고 국민들에게 이를 제대로 설명하는 절차가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무역기구(WTO) 패널=WTO 회원국 간 분쟁을 조정해 주는 사전 해결기구다. 패널은 양국이 합의한 해당 분야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다. 패널이 내는 최종보고서는 분쟁해결기구(DSB)에 채택되는데, 불만을 품은 국가는 한 차례 상소할 수 있다. 상소에 대해 패널이 내리는 결정은 무조건 받아들여져야 한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유정복
(劉正福)
[現]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제3대)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7년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