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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왜 먹지요? 의사들이 되물었습니다





[커버스토리] ‘베지닥터’의 채식치료법



베지닥터 회원들이 곡류·채소로만 만든 짬뽕·자장면·깐풍기·군만두 등을 먹고 있다. 언뜻 고기로 보이는 것들은 콩이나 버섯, 밀로 만든 가짜 고기지만 질감이나 맛은 고기와 거의 유사하다. 동물성기름 대신 식물성 기름을 쓰고 물엿대신 전분을 써 중화요리 특유의 감칠맛을 살렸다. 왼쪽부터 유영재 교수, 박종기 원장, 이의철 전문의, 선현주 원장. [김도훈 기자]





채식만을 고집하는 의사들의 모임이 있다. 우유·계란·유제품조차도 먹지 않는 비건(vegan)채식주의자들이다. 이들은 자신은 물론 가족, 그리고 환자도 채식으로 치료를 한다.



지난 18일 오후 7시, 여의도 한 채식 중화요리 레스토랑. 의사·치과의사·한의사 6명이 모였다. 채식을 실천하는 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vegedoctor)’ 회원들이다. 내달 정식 단체로 출범하기 위한 창립총회 사전 모임이다. 올 1월부터 시작한 정기 학술심포지엄 횟수도 늘리고 비정기 ‘번개’모임도 자주 할 예정이다. 현재 회원 수는 120여 명. 경기·경북·강원·전라 등 5개 지회까지 생겼다. 좋은 채식 전문식당이 있으면 정보를 공유하고 홈페이지에 소개한다. 채식을 알리기 위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활동에도 열심이다. 구성원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치과의사, 산업의학과 전문의, 한의사, 정형외과 전문의 등 다양하다. 이들은 만나자마자 채식예찬론부터 편다.



육식 즐기면 고혈압·고지혈증 필연











“대학 시절 몸무게가 90㎏에 육박했다. 잦은 폭음과 고기를 즐기는 생활습관 때문이었다. 건강을 위해 뭔가 대책이 필요하던 차에 지인이 채식을 권했다. 채식 실천 2주만에 7~8㎏가 빠졌고, 건강이 확연히 좋아졌다.” 창립 멤버이자 베지닥터 상임대표인 유영재 한양여대 치위생과 교수(59)는 이렇게 채식에 빠졌다고 했다.



박종기 에덴요양병원장 역시 채식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어렸을 때부터 늘 소화가 안돼 힘들었는데 학교(삼육재단 대학) 기숙사에서 채식 위주 식사를 하면서 말끔히 증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대학을 졸업 후 다시 의대에 들어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최근 그는 삼육재단 요청으로 요양병원을 운영 중이다. 그는 “입원 환자에게 채식 치료를 하는데 만성 고혈압 환자도 1~2주 만에 정상 혈압이 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효과를 톡톡히 본다”고 말했다. 그의 병원에 있는200여명의 입원환자 대부분 3~4개월 만에 혈압과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박씨가 치료한 재미교포 김인순(가명·72)씨는 지난해까지 20여 종의 약을 복용했지만 삼육의료원 에덴요양병원에서 채식치료를 받고 3개월만에 혈압과 당뇨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그래프 참조).



대전 선병원 산업의학과 이의철 과장은 산업 근로자의 질병 예방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채식 옹호론자가 됐다. 근로자의 식생활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데 육식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고혈압과 고지혈증·당뇨병 발생 빈도가 확연히 높았다는 것. 그는 “연구결과를 보면서 육식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치과의원 이철민 원장은 채식 경력 20년째. 육식을 하다가 대학교 때부터 서적을 읽고 채식을 시작했다. 이 원장은 이날도 채식전문 가게인 ‘러빙헛’에서 채식 햄버거를 사 가지고 왔다. 이 원장은 “채식 레스토랑에도 육류가 가끔 섞여 있어 채식 전문 테이크아웃 가게에서 음식을 사 다니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고기는 독 … 사육·유통 과정 더 위험”



베지닥터 회원들은 고기와 생선은 ‘독’이라고 입을 모은다.



베지닥터 회원인 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김덕희 교수는 “고기에 든 콜레스테롤과 지방도 문제지만 사육·유통되는 과정이 더 위험하다. 식용으로 사육되는 가축에 성장호르몬과 항생제가 투여되고, 가공·유통 과정에선 보존제와 착색물질이 첨가된다”고 말했다. 이런 화학물질은 내분비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생식계와 내분비계 질환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고된다는 것이다.



베지닥터 회원인 대구의료원 신경외과 황성수 박사는 “등푸른 생선에 든 EPA와 DHA가 혈전 예방, 뇌세포 생성에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생선에 이들 성분은 소량인 반면 콜레스테롤과 단백질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생선의 콜레스테롤 역시 육류와 마찬가지로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생선 단백질은 혈액을 산성화시킨다는 것. 연어와 참치와 같은 먹이사슬 윗부분의 어류엔 중금속 함유가 높다. 베지닥터 의사들은 생선대신 견과류로 EPA와 DHA를 섭취한다.



이철민 원장은 채식이 어린이 성장에 불리할 거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 셋을 1992년부터 채식을 시켰다. 첫째 아이가 9살, 둘째가 7살, 셋째가 4살 때였다. 부인의 반대가 심했다. 그런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른 나이부터 채식한 셋째 딸 아이의 키가 172㎝로 가장 크다. 이 원장의 키는 160㎝, 아내의 키는 그보다 작다. 이 원장은 “아이 셋 모두 공부도 잘하고 튼튼하다. 아무래도 채식이 중요한 원인인 것 같다”며 웃었다.



글=배지영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베지닥터란=채식을 실천하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들의 모임. 지난 8월 5~6명으로 시작해 현재 전국에 120여명의 회원이 있다. 우유·계란·유제품조차도 먹지 않는 비건(vegan) 채식을 실천하며 채식의 건강 증진 효과와 중요성을 알리는 데 목적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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