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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옷을 벗은 예수 … 무릎 꿇은 조용기 목사







백성호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22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부활절 특별 새벽기도에서 설교를 하던 조용기(75) 원로목사가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꿇기 직전, 그는 피를 토하듯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한국전쟁 때였다. 혹독한 겨울, 미국인 선교사가 피란길에 올랐다. 자동차가 고장 나 다리 위에 섰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다리 밑이었다. 가보니 어떤 여성이 발가벗은 채 얼어 죽어 있었다. 그 여성의 품에서 울음소리가 났다. 두 팔을 젖혀보니 갓 태어난 아기였다. 피란 가던 여성이 홀로 해산을 한 것이다. 어머니는 아이를 살리고자 자신의 옷을 모두 벗어 아이를 감싸안았다. 선교사는 그 아이를 입양해서 미국으로 떠났다. 아이는 자라서 대학생이 됐다. 선교사는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아이는 “그 자리에 저를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한국에 온 선교사와 아들은 그 다리를 찾아갔다. 겨울이었다. 한참이 지나도 아들은 차로 돌아올 기척이 없었다. 선교사는 다리 밑으로 내려갔다. 발가벗은 아들이 엎드려 울고 있었다. 자신의 옷을 모두 벗어서 어머니가 죽었던 자리에 놓은 채 말이다. 아들은 울부짖었다. “어머니, 그날 얼마나 추웠을까요. 저를 살리려고 어머니가 죽었습니다. 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조 목사는 “그 선교사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했다. 이 말끝에 조 목사는 울먹이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자신의 부인과 장남·차남 등 일가 친척에 의한 ‘교회 사유화 논란’에 대해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며 사죄했다. 눈물도 흘렸다. 교인 수 46만 명, 연간 예산 1250억원의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개척한 목사가 흘리는 눈물이었다.



<본지 4월 18일자 20면, 21일자 27면, 23일자 8면>



 대형교회일수록 담임목사의 세대교체 시점은 아킬레스건이다. 묵었던 내부 모순이 일시에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교회 세습 논란, 원로목사와 후임 목사 간 갈등, 개척 목사의 친인척에 의한 교권 다툼 등 양상도 다양하다. 그래도 단 하나의 공통점은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옷을 벗겨내 자신의 몸을 덥힌다는 점이다. 24일은 부활절이다. 십자가 위의 예수를 향해 교인들이 묻는다. “주님, 얼마나 추우십니까?”



백성호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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