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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번복 한 달 만에 … 백기 든 살레





철권통치 33년 마감



예멘의 반정부 시위대들이 24일(현지시간) 수도 사나의 한 대학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전날 “사법 처벌을 면제받는 대신 30일 이내에 사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대는 살레의 즉각 퇴진과 처벌을 주장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사나 로이터=연합뉴스]





33년째 장기 집권해온 알리 압둘라 살레( 69) 예멘 대통령이 3개월간 지속된 민주화 시위에 무릎을 꿇었다. AFP통신 은 23일(현지시간) 살레가 30일 이내에 퇴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을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살레가 퇴진하면 지네 엘아비디네 벤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과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에 이어 중동·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시위로 물러나는 세 번째 지도자가 된다.



 하지만 살레는 이미 지난달 22일에도 “연내에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치러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하겠다”며 퇴진을 발표했다가 며칠 만에 번복한 바 있다. 번복 이후 살레는 “내전도 불사하겠다”며 민주화 시위를 더욱 강경 진압해 왔고 3개월간 사망한 이는 130여 명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페르시아만 연안 6개국으로 구성된 GCC가 개입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살레를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예멘지부 활동을 저지하는 보루로 삼았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그를 압박하기 시작한 것도 상황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몇몇 군 사령관을 비롯한 살레의 측근들과 주요 부족마저 잇따라 등을 돌리자 버티던 살레도 결국 타협의 길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신에 따르면 GCC가 제시한 중재안은 살레와 가족, 측근들에 대한 처벌 면제를 보장한다는 전제하에 살레가 30일 이내에 공식 사퇴하고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도록 했다. 그 뒤 여야가 통합정부를 구성해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는 내용이다. 야권연합인 공동회합당은 “통합정부 구성 문제를 빼고는 GCC 중재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를 주도해 온 단체들은 살레와 측근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중재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청년 운동’의 칼레드 알안시 대변인은 “살레 대통령은 시위대 살해와 부정부패·장기독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에게 면책권을 주는 어떠한 중재안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예멘에서의 민주화 시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살레가 또다시 퇴진 사실을 번복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민주화 운동가인 무함마드 샤리파는 “대통령 사임까지 한 달이나 남아 언제라도 그가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살레가 물러날 때까지 광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예멘=사우디아라비아 서쪽의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에 위치한 중동의 최빈국이다.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가 자리 잡고 있어 테러의 온상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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