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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 처녀 덕분에 행복” … 그녀, 캄보디아의 ‘채영신’





[글로벌 P세대의 유쾌한 도전] 국제협력단 농촌개발 봉사단원 34세 신혜영씨



캄보디아의 농촌 마을 모크라스에서 농촌 개발 봉사를 펼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신혜영(34)씨가 지난달 말 마을 아이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모크라스=심서현 기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차로 5시간 거리에 있는 농촌 마을 모크라스. 마을 청년 80여 명이 모여 곡괭이로 땅을 파고 벽돌을 나르고 있었다. 오염된 하수가 우물로 스며들지 않고 빠져나가도록 물길을 만드는 공사였다. 이 공사를 지휘하는 주민 대표 염캉 니응펀(52)은 누군가와 의논하는 중이었다. 크마에어(캄보디아어) 대화 속에 ‘선생님’이라는 한국어가 또렷하게 들렸다. 염캉이 ‘선생님’이라고 부른 이는 한국인 신혜영(34·여)씨였다. 꼬마 몇 명이 “츤치코레(한국인)” “칸야혜영(미스 혜영)”이라고 소곤대며 신씨의 주위를 맴돌았다.



 154가구, 730명이 모여 사는 이곳엔 전기·가스가 들어오지 않고 상하수도 시설도 없다. 살림살이가 나은 집의 연 소득이 2500달러(270만원 상당) 남짓이다. 한 해를 일하고도 500달러도 못 버는 집이 많다. 신씨는 2009년 4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역개발 봉사단원으로 이 마을에 왔다.



 “대학 졸업 후 위기 청소년들을 돕는 사회복지사로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나라 밖에도 내가 기여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캄보디아 봉사를 지원했지요.”



 신씨가 맡은 사업은 한국의 새마을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캄보디아에 농촌개발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2년 후 마을은 달라졌다. 현지 정부 기준으로 빈곤 가구가 20% 감소했고 청·장년층 문맹률도 10% 이하로 내려갔다. 마을 전체가 단 2개의 화장실로 버티던 것에서 10가구당 화장실 1개를 갖게 됐다.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 사이에 협동의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이다. 염캉은 “다른 마을에서 우리를 ‘행운의 마을’이라고 부릅니다. 츤치코레가 행운을 가져왔다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모크라스 주민들과 함께 산다. 여섯 식구가 사는 나무판잣집의 방 한 칸에 세를 들었다. 매트리스 없는 침대와 작은 책상이 한 평 남짓한 방에 들어차 있다. 세탁기나 냉장고는 물론, 선풍기도 없고 1년 열두 달 우물물로 목욕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하루도 못 견딜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적응해 살면서 주민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정된 지원금을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었죠.”



 우물에 뚜껑을 만들어 쓰레기 유입을 막는 것이 새 우물을 파는 것만큼 중요하고, 우기에 가축 전염병이 돌기 때문에 성공률이 낮은 양계·양돈 사업보다는 버섯 같은 상품작물 재배가 수입 확대에 유리하다는 사실은 신씨가 직접 관찰해 얻은 결론이다. 주민들도 자신들과 같은 곳에서 지내고 같은 음식을 먹는 신씨에게 마음을 열었다.



 아이들의 교육환경도 신씨가 온 이후 바뀌었다. 이 마을 아이들은 신씨 덕분에 우기에도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우기 땐 길이 진흙탕이 돼버려 도보로 40분 걸리는 학교까지 통학이 불가능했다. 신씨는 KOICA에 신청해 자전거 20대를 구입해 빌려줬다.



로잇파는 “코레처녀 덕분에 스바이첫(행복)하다”며 신씨의 손을 잡았다. 신씨는 주민들에게 “코레도 1960~70년대에 가난했지만 코레 엄마 아빠들은 어려워도 자식 공부를 시켰다”고 강조하곤 한다. ‘교육이 희망’이라 믿는 그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초등학생 70명분의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신씨가 오기 전만 해도 인근 4개 마을 중 모크라스 아이들의 출석률이 가장 낮았지만 지금은 어린이의 80%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교 진학률도 60%로 높아졌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여주인공 영신을 연상시키는 신씨는 이달 말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다. 마을 주민 은라(31)는 “마을 곳곳에 선생님이 남긴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선생님의 나라 ‘코레’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 됐다.



 캄보디아(모크라스)=심서현 기자



◆채영신=일제 강점기 당시 농촌 계몽운동을 다룬 심훈의 장편소설 『상록수』(1935)의 여주인공. 연인 박동혁과 농촌운동에 헌신한다. 온갖 시련을 무릅쓰고 농촌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글로벌‘P세대’의 특징



Pioneer(개척자) 새로운 길을 열어나간다



Patriotism(애국심) 애국심에 눈뜨다



Pleasant(유쾌) 현빈 세대, 군대도 즐겁게



Power n Peace(평화) 힘 있어야 평화 지켜



Pragmatism(실용) 진보·보수 이분법 거부



Personality(개성) SNS로 자기 생각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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