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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닛산 ‘상호작용팀’의 실험







나이토 겐지
한국닛산 대표




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많은 개인과 단체가 다양한 장애인 관련 행사와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필자도 회사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당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며 장애인과 노약자에 대한 한국의 교통문화에 대해 생각해 봤다.



 장애인에게 운송수단이란 어떤 의미일까. 무엇보다도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수단이다. 일반인에 비해 움직임의 제약이 있는 만큼 원하는 곳에 편안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장애인과 노약자가 편안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개선해 나갈 부분이 많다.



 먼저 보편적인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를 살펴보자. 한국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일반 버스를 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들이 혼자 힘으로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저상(底床)버스(바닥을 낮춰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채 바로 오르내릴 수 있는 버스)가 나타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장애인·노약자 전용 무료 셔틀버스도 배차 간격이 길다. 모든 노선에 있는 것도 아니다. 유럽과 북미 시내버스의 경우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을 위해 버스의 기울기가 조정되고, 낮아지는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다.



 장애인을 위한 특수 차량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장애인이 일반 버스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장치가 장착돼 있어야 한다.



 닛산 본사에는 ‘상호 작용 디자인(Interaction Design)’팀이 있다. 이들은 움직임을 제약하는 특수 옷과 시야를 제약하는 특수 안경을 쓰고 개발 중인 차량에 들어간다. 이후 차량을 조작하고, 움직여 보는 실험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장애인과 노약자의 행동패턴을 연구한다. 장애인이 일반 차량을 이용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문짝 핸들의 모양, 계기판의 시인성, 자동차 문의 위치 등 미묘한 차이에서 장애인이 차량을 이용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는다.



 선진 제조업체들은 일상적인 제품도 장애인과 노약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신제품을 개발한다. 장애인 전용 차량을 별도로 운영하거나, 장애인 차량을 별도로 만드는 식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동등한 수준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렵다면 그 자체로도 차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여유’와 ‘기다림’에 대한 시민의식이다. 장애인과 노약자에 대한 교통수단의 제반 시설과 관련 법규가 발전하더라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없으면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저상버스가 버스 정류장에 진입하는데 실제 정류장과 몇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정차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승강장에 바짝 붙지 않으면 저상버스라 하더라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버스에 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때 장애인이 손을 흔들어도 버스 기사나 승객 모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장애인 승객을 태우기 위해 지체되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장애인들도 일반 승객과 운전기사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빠른 성장의 이면에는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장애인과 노약자에게는 조금은 버거운 잣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일상의 작은 기다림이 그들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장애인과 노약자에 대한 지원을 특별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지금의 문제가 개선될 수 없다. 장애인과 노약자 모두 일상생활에서 편의를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보호돼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 노력해 보자.



나이토 겐지 한국닛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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