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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 서광계 복자 추대 … 교황, 중국과 화해한다







서광계(오른쪽)와 마테오 리치. [중앙포토]



로마 교황청이 400년 전 중국 역사 속 인물에 대한 복자(福者) 추대 작업에 나섰다. 주인공은 17세기 명나라 학자 서광계(徐光啓). 과학자이자 천문학·수학자이기도 한 서광계는 1603년 가톨릭 세례를 받았다. 중국에 가톨릭을 전한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와 친했다. 마테오 리치로부터 배운 서양과학을 중국에 소개했다.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지난주 교황청이 서광계에 대한 복자 추대 방침을 밝혔다”며 “이는 교황청이 중국 내 가톨릭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나아가 중국과의 외교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톨릭에선 생전에 덕행이 뛰어났던 인물을 사후에 복자나 성인(聖人)으로 추대한다.



 중국과 교황청은 1951년 교황청이 대만을 국가로 승인하고 중국 공산당이 자국 내 외국인 신부를 추방한 뒤 60년간 외교관계를 단절해 왔다. 중국은 로마 교황청 대신 당국이 지원하는 ‘중국천주교애국회’를 유일한 가톨릭 단체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선 당국 몰래 교황청을 따르는 지하 신도가 수백만 명에 이른다.



 양측은 10년 전부터 비밀 수교 협상을 벌이는 등 관계 회복의 움직임을 보여 왔다. 하지만 주교 임명권 등 주요 쟁점에서 갈등을 빚으며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교황청은 다른 국가처럼 중국에서도 주교 임명과 가톨릭 신자 관리를 교황청이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주장을 내정간섭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2000년엔 당시 교황이던 요한 바오로 2세가 중국인 순교자 120명을 성인으로 추대하자 중국 정부가 “범죄자나 제국주의의 하수인을 성인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하며 수교 협상이 중단됐다. 중국도 교황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애국회 소속 신부들을 주교와 보조 주교로 임명하며 관계를 냉각시켰다.



 하지만 2005년 교황 베네딕토 16세 취임 이후 상황이 변하고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2007년 6월 중국 인민에 대한 찬사를 담은 서한을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중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교황청은 지난 14일 중국 정부가 지난해 13개 교구에서 주교와 보조 주교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가톨릭 교회에 ‘심각한 상처’를 입히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도 주교로 임명된 사제들에 대한 처벌은 면제했다. 교황청은 그동안 교황청의 승인 없는 주교 서품을 받아들인 사제들을 즉각 파문해 왔다.



 중국 정부 역시 지난달 광둥(廣東)성의 한 교구 주교를 교황청이 동의한 사제로 임명하며 관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서광계의 ‘모범적인 삶’은 훌륭한 중국인과 존경받는 가톨릭 신자가 동시에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복자 추대 작업은) 중국의 현재와 미래에 아름다운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호 기자



◆서광계(徐光啓·1562~1633)=중국 명 말기의 학자이자 정치가. 1603년 중국에 와 있던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의 설교를 들은 뒤 세례를 받아 가톨릭 신자가 됐다. 마테오 리치와 함께 유클리드 기하학을 중국어로 번역했다. 그가 펴낸 가톨릭 교리 해설서 『7극』은 조선에서도 널리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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