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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고 남의 눈만 의식하는 개념없는 친구들아





개념미술가·문화이론가 코디 최 개인전



개념미술가 겸 미술이론가 코디 최씨가 신작 ‘제로 의식(Zero-Consciousness)’ 옆에 서 있다. 한국인의 자아 상실과 왜곡된 가짜욕망을 잡지 이미지 콜라주로 표현한 작품이다.





“미국에 살 때 이방인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6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여기서 이방인이다.” “책과 담을 쌓고 오직 패션잡지를 읽으며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일까만 관심 있는 요즘 젊은이를 보면 절망스럽다. 그게 젊은이만의 문제일까. 사회 전체가 ‘제로 의식(Zero Consciousness)’ 상태에 빠진 건 아닐까?”



 개념미술가이자 문화이론가 코디 최(50)의 말이다. 고려대 사회학과 재학 중에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간 그는 2004년 20여 년의 타향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사회비평과 디지털 코드를 결합한 작업으로 주목 받았고, 저술과 강의에 주력했다. 한국 근대미술사를 비판적으로 고찰한 『20세기 문화지형도』도 화제가 됐다.



 그가 다음 달 14일까지 서울 청담동 pkm트리니티 갤러리에서 개인전 ‘후기 식민주의의 두 번째 장(2nd Chapter of Post-colonialism)을 열고 있다. 국내에서 5년 만에 여는 전시다.



 전시의 뼈대는 오랜 타국생활로 한국에서도 이방인이 된 작가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 풍경이다. 1986년 데뷔 때부터 꾸준히 모색해온 ‘이방인의 정체성 찾기’다. ‘후기 식민주의’라는 제목처럼, 서구가 이식한 가짜 욕망, 소비주의에 침몰된 채 자기를 잃어버린 한국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가장 먼저 관객의 눈길을 끄는 ‘선물’은 디지털 이미지를 극단적으로 확대한 금발 여인의 얼굴. 황금색 금발이 물결치는 큰 캔버스 아래에는 엉뚱하게도 아동용 실내화가 놓여있다. 사인펜으로 가짜 나이키 로고를 그려 넣은 실내화다. 아이들에게까지 파고든 서구식 미의식을 비틀며, 욕망의 식민시대를 살고 있음을 은유한다.



 ‘무화된 의식(제로의식)’ 연작은 여러 서양 패션잡지에서 무작위로 오려낸 이미지를 일그러진 하트 모양으로 콜라주 (collage·오려 붙이기)했다. 자아는 사라지고, 오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의식도 무의식도 아닌 ‘가짜의식’’제로의식’이란 개념으로 풀었다. 일그러진 심장,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작가는 2주간 깨알 같은 크기로 ‘제로의식’이라는 글씨를 타이핑하다 지웠다 하면서 ‘제로의식’을 몸으로 답습했고, 그 결과를 평면작업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극동의 왜곡’ 시리즈는 『장자』의 ‘내편(內篇)‘에 나오는 내용을 영어로 번역하고 이를 한국어로 소리나는 대로 읽은 다음, 벽면에 네온조명으로 써 붙인 텍스트 작업이다. 난세에 몰락해간 무위(無爲)의 사상가 장자의 진면목을 ‘다운 싸이드 이즈 헤비’라는 문장으로 썼다(Down side is heavy. 정말 무거운 인물들이 오히려 밑바닥으로 간다는 뜻이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문자와 색을 인식하는 좌·우뇌의 차이에 착안해 뇌가 헷갈리는 가운데 마음으로 그림을 보게 하는 회화 ‘착란 유발자’도 함께 내놓았다. 02-515-9496.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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