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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특허 전쟁, 기업에만 맡길 일 아니다







차진용
산업선임기자




미국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지난 15일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글로벌 경쟁의 냉혹함을 일깨워준다. 두 회사는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관계다. 한편으론 삼성은 애플의 최대 부품 공급처 역할도 하고 있다. 삼성의 부품 공급이 끊기면 애플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애플이 삼성에 칼을 빼든 것은 뜻밖이란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티머시 쿡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0일 “삼성이 선을 넘었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특허 침해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음을 천명한 셈이다. 애플은 이미 핀란드의 노키아, 미국의 모토로라, 대만의 HTC 등과 스마트폰 특허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비단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글로벌 특허 전쟁은 가열된다.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 기업들로선 늘 전투태세를 갖춰야 할 처지다. 삼성전자 450여 명, LG전자 200여 명 등 주요 기업마다 특허 관련 전담 인력을 대규모 배치한 것에서도 그 치열함을 엿볼 수 있다. 2004~2010년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특허 소송은 460건으로 집계되지만 비공개 사례가 많아 실제로는 훨씬 많을 거라는 게 특허청의 분석이다.



 여기서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은 특허관리회사(NPE·Non Practicing Entity)의 소송이 부쩍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허 괴물(patent troll)’로도 불리는 NPE는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각국의 특허를 사들인 뒤 특허 침해 기업을 찾아 소송을 벌인다. 경쟁 기업이 소송을 걸어오면 상대의 약점을 잡아 맞제소함으로써 타협하는 경우가 많지만 NPE는 제조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소송에 걸리면 돈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수백 개에 달하는 NPE는 제조업체에 공포의 대상이다.



 미 NPE 조사 사이트 ‘페이턴트 프리덤’에 따르면 2006~2010년 NPE의 소송 대상 상위 25사는 모두 전자·통신 관련 업체였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가 51건(7위), LG전자가 46건(9위)씩 소송을 당한 것으로 나온다. 특히 지난해만 보면 LG전자 15건, 삼성전자 12건이었다. 이러한 소송 결과로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특허 사용료나 합의금으로 얼마를 지불했는지 알 수 없다. 대부분 계약 내용을 비밀에 부치기 때문이다.



 한국은 수출 강국이지만 기술무역에선 만년 적자 신세다. 적자 규모는 2008년 31억 달러(약 3조3500억원)에서 2009년 49억 달러로 늘었고,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무리 물건을 잘 만들어도 특허를 확보 못하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다. 정부가 관심을 갖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이유다.



 세계 각국은 지식경제 시대를 맞아 특허 등 지식재산권 강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일본은 일찌감치 2002년 지적재산기본법을 제정하고 총리 주도로 지식재산의 창출과 활용 계획을 매년 수립, 추진해오고 있다. 미국도 2008년 지식재산우선화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실에서 관련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중국도 2008년 ‘국가지재권전략강요’를 수립해 관련 제도 정비 등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이명박 정부도 총리실 주도로 지난해 10월 지식재산기본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회의 문턱을 못 넘고 있다. 다행히 4월 임시국회에서 입법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한다. 17대 국회에선 관련 법안 3건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됐으나 우선순위에 밀려 자동 폐기되기도 했다. 국회가 확전으로 치닫는 글로벌 특허 전쟁의 심각성을 인식해 이번만큼은 꼭 법안을 통과시키길 기대해 본다.



차진용 산업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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