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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10년만” 선수 친 카스트로




쿠바의 사회주의 국가 선언(16일)과 피그만 침공 격퇴(17일) 50주년을 맞아 쿠바 군인들이 16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 거리를 행진하며 축하 행사를 벌이고 있다. 쿠바 건국 영웅인 체 게바라의 모습과 쿠바 국기가 건물 벽을 장식하고 있다. [아바나 로이터=연합뉴스]





라울 카스트로

쿠바의 통치자 라울 카스트로(Raul Castro·80) 국가평의회의장이 쿠바 정치체제에 ‘10년 임기 제한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자신을 포함해 공산당 간부와 정부 각료까지 5년씩 두 차례, 최대 10년까지만 임기를 제한하자는 것이다. 그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서 14년 만에 열린 제6차 공산당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아바나에선 쿠바 사회주의 국가선언과 피그만 침공 격퇴(17일) 50주년을 맞아 대규모 축하행사도 함께 열렸다. 쿠바는 1959년 라울의 형 피델(85)이 정권을 잡은 이후 공산당 일당 독재를 유지하고 있다. 피델은 2006년 와병 뒤 동생 라울에게 권력을 이양해 카스트로 형제가 52년째 쿠바를 통치해왔다.

 라울이 임기제 카드를 꺼내든 건 다목적용으로 풀이된다. 라울은 정통 공산주의자 피델과 달리 실용주의 노선을 밀어붙여 왔다. 그런데 그가 추진해온 경제개혁에 속도가 나지 않자 공산당과 정부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구시대 정치인을 몰아내기 위해 자신의 자리까지 임기제로 내놓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공산당과 정부엔 쿠바의 앞날을 맡길 젊은 인재가 드물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제 카드는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의 파급 가능성을 의식한 조치로도 보인다. 50년 넘게 형제가 철권통치를 해온 쿠바에도 민주주의 혁명 바람이 불기 전에 선수를 치자는 것이다. 피델과 라울의 자녀 10명이 권력에 욕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라울의 정치개혁에 힘을 실어줬다.

올 6월 만80세가 되는 라울로선 10년 임기제를 도입해도 잃을 게 없는 셈이다. 중국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 신봉자인 카스트로 형제는 중국식 사회주의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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