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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자 우선’ 왕위 계승법 바꾼다




29일(현지시간) 열리는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앞두고 14일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에서 왕실 근위기병대가 예행 연습을 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왕위 계승서열 2위인 윌리엄(29) 왕자가 29일(현지시간)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29)과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을 2주 앞두고 영국 전역은 축제 분위기다. 1981년 7월 29일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 비(妃)의 결혼식 이후 30년 만에 맞는 ‘세기의 결혼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윌리엄 커플의 기념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미들턴의 고향 마을을 둘러보는 상품으로 여행업계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왕자에게 왕위 계승의 우선권을 주는 현재의 왕위계승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닉 클레그 부총리는 16일 “대부분의 국민이 현 왕위계승법을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아들·딸 상관없이 첫째에게 왕위가 계승되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자선 행사 참석차 영국 서북부 다웬을 방문한 윌리엄 왕자와 미들턴. [다웬 AP=연합뉴스]

 현 왕위계승법에선 국왕 직계, 남성 우선, 성공회 신자를 왕위 계승의 3대 원칙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국왕의 첫 자녀가 딸이고 둘째가 아들이면 왕위는 아들에게 계승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첫째는 앤 공주이지만 왕위 계승 1순위는 둘째인 찰스 왕세자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경우 아버지인 조지 6세가 아들을 두지 않아 왕위를 물려받았다. 만일 윌리엄과 미들턴이 첫째로 딸을 낳아도 이 아이는 왕위 계승 서열에서 동생으로 태어나는 왕자보다 뒤진다.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엘리자베스 여왕은 국민의 법 개정 의지가 확인되면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왕실은 법 개정 논의가 미들턴의 출산 전 결론이 나 왕위 계승에 혼선이 빚어지지 않길 원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법 개정엔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 15개 영연방 국가가 동의해야 한다. 이들 국가는 영국 왕을 공식 국가원수로 삼고 있다. 실제로 2009년 노동당 고든 브라운 총리 집권 시절 왕위계승법 개정이 논의되자 영연방 국가인 호주·캐나다는 개정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클레그도 “법개정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럽 주요 왕실 중 스웨덴·덴마크·벨기에·네덜란드에서는 성별과 관계없이 첫째가 왕위를 계승한다. 스페인은 남성 우선 왕위 계승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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