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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값, 뇌물 때문에 비싸졌다

초·중·고 교과서 발행권이 있는 한국검정교과서 소속의 총무팀 직원들이 2006년부터 납품업체들로부터 15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10여 년 전 한국검정교과서에 입사한 강모(48)씨는 2006년 총무팀장이 됐다. 총무팀장은 인쇄업체, 전자교과서 업체, 사무용품업체 등 여러 납품업체와 맺는 모든 계약 과정에 관여한다. 강씨는 부하직원들에게 65개 업체를 분담시켰고, 이들은 각자 맡은 업체에 견적가의 20~40%를 리베이트로 요구했다. 돈을 직접 받기도 하고 차명계좌로 송금받아 공동 관리하기도 했다. 현금 이외에 상품권,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받기도 했다.

 이들은 받은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는가 하면 서울 강남 일대 룸살롱에서 3년간 4억원을 쓰기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계약 내용 이외에 사무실 이전비용, 화재보험 가입비 등에 대해서도 리베이트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또 인쇄용지를 빼돌린 뒤 공급가의 반값에 처분해 6억6000만원을 챙기고, 파지 1억2600만원어치를 빼돌렸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검찰은 이들이 직접 ‘대한에너텍’이라는 파지 수거업체를 설립한 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납품업체 대표들은 강씨 등에게 건넨 뇌물 이상의 금액을 교과서 제작 단가에 반영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나타났다. 20~40% 부풀려진 교과서 대금은 교육예산과 학부모의 부담으로 전가된 것이다. 강씨 등이 뇌물을 받지 않았다면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이 5만원어치 교과서를 4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한국검정교과서는 1977년 교과서 납품 파동을 계기로 업체 간 과당 경쟁 및 가격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82년 98개 출판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17일 강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교과서 업체 관계자 김모(55)씨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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