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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0년째에 … 눈 뜨고도 못 본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벌어진 16일 대구 구장. 8회 초 정전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대구=뉴시스]


17일 대구구장에선 오후 3시부터 삼성과 두산의 서스펜디드 경기가 벌어졌다. 전날(16일) 경기가 정전 사태로 8회 초 1사에서 중단됐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에서 조명시설 고장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건 1999년 10월 6일 전주 쌍방울-LG의 더블헤더 2차전 이후 두 번째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쓰나미가 온 줄 알았다. 해외토픽감”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야구팬들은 앞으로도 몇 번 더 서스펜디드 경기를 관전해야 할지도 모른다. 프로야구 경기장 상당수가 낡아 언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정전 사고가 난 대구구장은 1948년 지어졌다.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지적에다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몇 차례 보수를 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였던 셈이다.










 송삼봉 삼성 단장은 “올해 1월 조명탑의 조도를 높이면서 변압기를 교체했는데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1965년 건설된 광주·대전구장 역시 대구구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광주구장은 비가 조금만 내려도 금세 그라운드에 물이 찬다.

 특히 광주구장은 선수들의 부상이 잦기로 악명이 높다. 2009년엔 홈팀 선수인 KIA 이용규가 펜스 플레이를 하다 복사뼈가 부러졌다. 같은 해 SK 박경완은 1루를 밟다가 왼 발목을 접질려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 광주구장의 그라운드 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최근까지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1982년 개장한 잠실구장의 경우 외양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속은 부실하다. 두산과 LG가 공동으로 홈구장으로 사용하다 보니 내·외야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다. 원정팀 선수들은 라커룸이 협소해 가방과 배트 등을 복도에 놔둬야 한다. 프로 구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2002년 문을 연 인천 문학구장이 현대식 시설을 갖춘 유일한 구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뒤늦게나마 새 구장 건설에 나섰다. 삼성은 지난 3월 29일 대구시와 3만 석 규모의 개방형 구장을 건립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14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KIA 역시 2014시즌을 새 구장에서 치른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 12월 광주시와 신축구장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정전 사고가 나) 차라리 잘 됐다. 이번 일로 새 야구장이 더 빨리 지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구=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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