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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어~ 어~ 내 눈이 왜 이래, 녹내장의 소리없는 습격




녹내장은 점차 시야를 갉아먹는다. 양궁의 과녁으로 치면 점수가 높은 가운데만 잘 보이고 주변은 점차 안보이게 돼 실명에 이른다.


‘소리 없는 시야 도둑’인 녹내장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약 20만7000 명에서 2009년 40만1000명으로 7년 새 두 배나 뛰었다. 녹내장은 노인성 질환이다. 70, 80대 노인환자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정상안으로 보았을 때

 2009년 인구 10만 명당 녹내장 환자는 70대가 6000여 명으로 가장 많다. 7년 간 연평균 환자증가율이 가장 가파른 연령은 80대(약 12%)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안과 박종운 교수는 “안과 진단장비의 발달, 건강검진 증가, 고령화로 녹내장 환자가 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20, 30대 젊은 녹내장 환자의 증가세도 심상찮다. 연평균 증가율이 6~7%대로 40, 50대의 5%대보다 높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손용호 병원장은 “녹내장은 당뇨병·고혈압과도 연관 있다. 젊은 만성질환자가 늘며 녹내장도 함께 겪는다”고 말했다. 녹내장은 황반변성·당뇨병성망막증과 함께 3대 실명질환이다.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실명을 앞두고 진단받는 환자도 많다. 눈을 노리는 ‘자객’ 녹내장을 해부한다.

7년 새 환자 두 배 … 20·30대 환자 급증





혈압처럼 눈에도 압력이 있다. 눈의 정상 압력은 10~21㎜Hg다. 현재까지 밝혀진 녹내장의 주요 원인은 안압 상승이다. 안압을 높이는 주요 위험인자는 눈 속을 채우고 있는 액체 ‘방수’다. 눈 속은 젤리 같은 유리체와 방수로 차 있다. 유리체는 눈의 모양을 유지한다. 방수는 매일 생성돼 눈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눈 양쪽 바깥으로 배출되면서 불순물을 걸러낸다.

 손용호 병원장은 “방수가 배출되는 길이 막히거나 배출량보다 많이 생성되면 안압이 높아진다. 결국 눈 가장 안쪽 시신경을 압박해 녹내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안압이 높아지면 70㎜Hg 이상 올라간다. 눈은 공기를 빵빵 하게 넣은 타이어처럼 되고 심지어 딱딱해진다. 시신경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도 압박해 점차 시야를 좁힌다. 녹내장이 무서운 것은 야금야금 시야를 좀먹기 때문이다. 시신경이 80~90% 손상돼도 증상을 눈치채지 못한다.

 박종운 교수는 “녹내장은 시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도넛처럼 시야가 주변부터 중심부로 점차 좁아져 실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중심 시야만 조금 남게 되면 그제야 병원을 찾는다.

 최근 안압 상승 이외에 다양한 위험인자가 녹내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인종, 고도근시, 시신경 이상, 가족력, 만성질환(당뇨병·고혈압) 등이다. 서양인은 안압 상승에 의한 녹내장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국·일본 등 극동아시아는 정상 안압인데 녹내장인 환자가 약 70%다. 손용호 병원장은 “극동아시아인은 안구가 커서 발생하는 근시가 서양보다 2~3배 많은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안구가 풍선처럼 부풀면서 시신경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추측된다. -6 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에서 두드러진다.

급성은 72시간 내 치료 안 받으면 실명

녹내장은 급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박종운 교수는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눈이 충혈돼 시야가 좁아지고, 눈 통증이 심하면 급성 녹내장일 수 있다”고 말했다. 눈에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게 홍채다. 홍채 뒤에는 수정체가 있다. 수정체와 홍채에 문제가 생겨 이 사이에 있는 방수의 배수구가 일시에 막히면 급성 녹내장이 온다. 박종운 교수는 “극심한 두통 때문에 뇌졸중을 의심하고 뇌영상을 촬영한 후 이상이 없으면 귀가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급성 녹내장은 72시간 내에 치료받지 않으면 시신경이 손상돼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는 홍채에 구멍을 뚫어 방수가 배출될 길을 내줘 안압을 낮춘다.

  녹내장 같은 눈 질환으로 손상된 시신경을 되돌릴 순 없다.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해 시신경이 더 망가지지 않게 치료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녹내장은 약물·레이저·수술로 안압을 낮춰 치료한다. 환자의 80%는 안약을 써서 시신경 손상을 막는다. 평생 사용해야 한다. 급성 녹내장은 레이저 치료가 필요하다. 방수가 배출되지 않으면 수술로 배수로를 만들어 준다.

 녹내장을 예방하려면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40세 이상과 고도근시 환자는 1년에 한 번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박종운 교수는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6개월~1년 이상 스테로이드 안약을 투여한 사람, 당뇨병·고혈압이 있으면 젊어도 정기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운하 기자

녹내장과 백내장의 차이=시야가 좁아지는 녹내장은 눈 속의 압력(안압)이 높아져서 시신경과 주변 혈관을 압박해 발생한다. 안압 상승 원인은 눈 안에 있는 액체(방수)가 배출되지 않거나 고도근시·당뇨병·고혈압·가족력 등이다. 두통·안통·눈의 이물감이 느껴진다.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원인은 고령화·눈 외상·당뇨병 등 다양하다. 사물이 뿌옇거나 두 개 이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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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