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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두 번 … 1200만 달러 계약이 허공에

군수품 제조업체인 ‘디스미’의 김명호(48) 사장은 아프리카 시장에 대해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가 처음 아프리카에 진출한 건 1998년. 콩고 정부와 군복·슬리핑백 등 군수품을 납품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200만 달러짜리 계약이었다. 3300㎡(약 1000평) 규모로 군복 공장을 지어두고 직원 400명을 고용해 막 생산을 시작할 때였다. 콩고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 계약은 순식간에 없던 일이 됐다. 콩고 정부도 나 몰라라 했다. 납품한 뒤 대금을 받기로 했던 터라 김씨는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채 콩고를 떠나야 했다. 김씨는 “당시 들어간 비용이 현금으로 1억원이 넘었다. 대통령 측근과 군 관계자 등 탄탄한 인맥을 쌓아뒀는데도 쿠데타가 일어나니 아무 소용이 없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아쉬움이 컸다. 운이 없었을 뿐, 다시 시도하면 잘해낼 자신이 있었다. 김씨는 2004년 다시 아프리카에 진출했다. 이번엔 수단이었다. 의복 봉제 주문을 5만6000상자 받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창 작업을 하던 중 이곳에서도 쿠데타가 일어났다. 김씨는 “납품을 하기도 전에 쿠데타가 발생해 돈을 전혀 못 받았다”며 “아프리카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해 사업 리스크가 너무 큰 데다,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두 번 사업 실패를 겪은 김씨는 장차 아프리카로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인이 꼭 알아둬야 할 게 있다고 조언했다. 현지에서 나오는 정보는 대부분 부정확하기 때문에 KOTRA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 파트너를 선택할 때는 물론 현지 정치상황을 판단할 때도 크로스체크를 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심하므로 공공 시스템에 기대를 하기 어려운 점도 감안해야 한다. 김씨는 “인맥을 잘 잡더라도 워낙 변화가 많은 곳이라 성공을 100%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셋째, 신용거래는 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 국내의 경우 서로 계약서를 주고받은 뒤엔 믿고 작업을 진행하지만 아프리카에선 계약서가 휴지 조각으로 변하는 일이 종종 있다. 대금을 미리 받거나, 오래 알고 지내면서 신뢰가 쌓인 관계일 때 함께 사업을 하는 게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경쟁 상대는 원주민이 아니라 외국 기업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이 신흥시장을 노리고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미국·일본·중국 등과 기술·가격 경쟁을 한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아프리카를 무지갯빛 시장으로 보는 건 잘못된 환상”이라며 “언어에서부터 그들의 문화·국민성 등 시장의 모든 것을 철저히 파악한 뒤 들어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진경·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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