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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고섬에 놀란 가슴 … ‘차이나 디스카운트’ 다시 고개





한국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 투자에 빨간불이 커졌다. 수그러드는 듯했던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 기업에 대한 저평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불을 당긴 건 20일째 이어지는 중국고섬의 거래 정지다. 4월 말 시한인 정기주주총회가 6월 말로 연기되며 사태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피해가 커지자 거래소와 공모 주간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던 외국 기업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생산하는 중국고섬은 1월 25일에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원주는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돼 있고 국내에는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2차 상장돼 있다. 국내 공모가(7000원)가 다소 높아 청약은 미달됐다. 공모가가 싱가포르 시장에 상장된 중국고섬의 주가에 연동된 탓이다. 남은 물량은 공모 주간사인 대우증권(830만 주)과 한화증권(430만 주) 등이 떠안았다. 투자자의 한숨이 커진 건 상장 두 달여 만인 지난달 22일 거래가 정지되면서다. 지난달 21일 원주가 상장된 싱가포르거래소(SGX)에서 주가가 폭락하며 거래 정지된 데 따른 조치다. 회계감사인인 언스트앤영이 중국고섬의 자회사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자 회사 측이 직접 SGX에 거래 정지를 요청한 것이다. 15일에는 “정기주총 개최 시한을 6월 30일로 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SGX가 받아들였다”고 공시했다. 거래소가 중국고섬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할 때까지 거래 정지를 유지한다는 입장인 만큼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애가 탄다. 남은 물량을 떠안았던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중국고섬 측이 입을 꾹 닫고 있는 것도 투자자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투자자의 속을 태운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기업인 연합과기가 불투명한 회계처리로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원양자원이 6거래일 만에 주가가 40%나 폭락했다. 대주주의 보유 주식 편법 증여 문제로 홍역을 치른 뒤 갑작스레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가 돌연 취소했기 때문이다. 2월에는 차이나하오란이 2대 주주의 지분 처분 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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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은 총 18개다. 이 중 15개가 중국 기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자금조달 창구로 주목받은 까닭이다. 세계화를 추진하는 한국거래소가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중국 기업의 한국행을 부추겼다. 중국 내 상장에 2~3년이 걸리는 것도 한국 증시에 눈을 돌린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세계화를 위해 거래소가 무리수를 둔 데다 증권사도 외국 기업 상장에 열을 올리면서 옥석 가리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문제 있는 기업이 다른 시장에 노크했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투자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외국 기업의 경우 공모 당시에는 반짝 주목을 받지만 상장한 뒤에는 공시나 기업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밝히는 내용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내용도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다. 공시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도 기대하기 힘들다. 지리적 제약으로 인해 현지 탐방 등이 쉽지 않은 탓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상장 당시 제출하는 사업보고서에 게재된 사업 내용과 실적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경우 가격이 싸다고 생각되더라도 정보 부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만큼 투자할 때는 이러한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량기업까지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일반 코스닥 기업 등보다 실적이 좋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상장한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146.43%나 올랐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66%나 늘었다. 중국식품포장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2.8% 늘었다. 주가도 공모가보다 157.33% 올랐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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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