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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에 누워서 보실까요 … 바비큐 구우며 보실래요

프로야구에는 이른바 ‘3만 구장’이라는 표현이 있다. 한꺼번에 3만 명 안팎의 관중을 불러모을 수 있는 대형 구장을 말한다. 서울의 잠실구장, 인천의 문학구장, 부산의 사직구장이 우리나라에 세 개밖에 없는 3만 구장이다. 이 3만 구장은 단순히 덩치만 큰 게 아니다. 관중이 야구장에서 마음껏 놀 수 있게끔 갖가지 시설을 갖춰놨고 온갖 놀거리를 구비했다. 3만 구장은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단순한 야구장이라기보다는,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나 연인의 데이트 코스 또는 직장인의 이색 회식장소가 되레 어울릴지 모른다. 당신이 미처 모르는 야구장의 흥미로운 이벤트와 이색 시설을 모았다.

글=이석희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 인천 문학구장은 공원(park)이다




돗자리를 깔고 편안하게 앉아서 보는 야구는 어떤 재미일까. 인천문학구장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좌석인 바비큐존에서 야구팬들이 고기를 구워 먹고 있다




문학구장 좌측 외야에 있는 잔디밭에서 어린이들이 뛰놀고 있다.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는 두산 팬들.




엄마 아빠는 야구에 열광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꼬마의 모습이 이채롭다.




문학구장 내야 뒤편에 있는 작은 놀이시설인 와이번스랜드에서 어린이들이 기차를 타고 있다.




엄마팬들을 위해 잠실구장에 마련해 놓은 수유실과 유모차 대여실.




두산 치어리더들이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고 있다.




잠실구장에 있는 놀이방. 볼풀과 에어바운스 등이 있어 어린이 팬들에게 인기다.


야구장은 흔히 스타디움(stadium)이라고 표기한다. 그러나 SK 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은 파크(park)라고 써야 옳다. 볼거리도 많고 놀거리도 많아 공원에서 피크닉 즐기는 기분이 들어서다.

 문학구장 외야는 별천지다. 다른 구장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우선 좌측 외야에 잔디밭이 있다. ‘그린 존’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잔디밭에 앉거나 누워서 야구를 보며 음식도 먹을 수 있다. 해수욕장에 온 것처럼 편안히 누워서 야구 구경하라고 설치한 비치 벤치도 있다. 그린 존이나 비치 벤치는 먼저 앉으면 임자다.

 그 오른쪽 옆에 ‘파티덱’이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설치했다. 광고 속 장면처럼 한 손에 맥주를 들고 몸을 흔들며 야구를 볼 수 있다. 젊은 팬을 겨냥한 시설이다. 적게는 4명, 많게는 22명까지 앉을 수 있다. 4인석 4만8000원, 22인석 26만4000원.

 오른쪽 외야에는 문학구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바비큐 존이 있다. 올해부터는 직접 고기를 가져와서 구워 먹을 수 있다. 삼겹살 구워 먹으며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장소다. 4인석 6만원. 바비큐 존 뒤에는 초가 정자 세 채가 서 있다. 이것도 올해 신설한 것으로 가족용 시설이다. 여름철 가족이 둘러앉아 수박 쪼개 먹으며 야구 보라고 지었다. 8인석 9만6000원. 파티덱, 바비큐 존, 초가 정자는 예약을 해야 사용할 수 있다. 경기 2주일 전부터 인터넷(ticket.interpark.com)이나 전화(1544-1555)로 예약이 가능하다.

 내야 관중석 뒤에는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와이번스 랜드’로 불리는 공간인데, 어린이용 기차와 에어 바운스 등이 설치돼 있다. 올해 개장한 새싹 놀이터는 어린이를 위한 미니 야구장이다.

#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사랑이 맺어진다

서울 잠실구장은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공동으로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 가장 많이 열리고, 젊은 팬도 가장 많다. 그래서 재미있는 이벤트도 가장 많다.

 수많은 이벤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사랑의 프러포즈’다. 결혼을 앞둔 남자가 반지와 꽃다발을 들고 예비 신부에게 청혼하는 프로그램이다. 잠실구장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지금은 전국 야구장에서 다 따라 한다. 2007년 야구장에서 프러포즈를 했던 LG팬 송호승씨는 “아내도 야구를 좋아해 연애할 때 잠실구장을 자주 찾았다”며 “3만 명 앞이어서 무척 떨렸지만 아내는 지금도 그때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인기 이벤트가 댄스 경연이다. 공수 교대 때 응원단상에서 벌어지는 춤 대결로 커플만 참가할 수 있다. “누가 나올까 싶지만 요즘 젊은이는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과감하게 나온다”는 게 두산 베어스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댄스 경연에 참가한 사람도 신나고, 구경하는 사람도 신난다. 댄스 경연에서 우승하면 상품권을 준다.

 두산 구단이 주최하는 ‘직장인의 날’ 행사도 있다. 금요일에만 여는 이벤트로 야구장에서 단체회식도 할 수 있고, 사전 신청하면 전광판에 환영 메시지와 해당 회사 소개 문구를 띄워준다. LG 트윈스도 시즌 내내 ‘레이디 데이’ ‘키즈 데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잠실구장 관중석 뒤쪽에 무료로 쓸 수 있는 PC방과 3~7세 어린이를 맡길 수 있는 놀이방도 있다. 유모차도 공짜로 빌려준다.

# 부산 사직구장은 야외 노래방이다

부산 사직구장은 ‘세계 최대의 노래방’이다. 사직구장에 가면 야구 구경도 구경이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큰 재미는 응원 자체에 있다. 3만 명 가까운 사람이 하나같이 주황색 ‘쓰레기 봉다리’(‘봉지’가 아니다) 머리에 뒤집어쓰고 길게 찢은 신문지 흔들며 ‘부산 갈매기’를 목놓아 부르고 있는 데 어울리다 보면, 야구고 뭐고 그냥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사직구장엔 다른 구장에는 없는 시설이 있다. 야구박물관이다. 역대 롯데 자이언츠 소속 선수들의 용품·사진·트로피 등을 전시하고 있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혼자 다 해낸 최동원 선수의 옛 모습도, 고독한 황태자로 불렸던 윤학길 선수가 활약하는 모습도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박물관 안에 체험관이라는 미니 야구장이 있다. 더그아웃·타석·불펜 등을 만들어 놓아 간접적으로 그라운드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에게 꿈을 불어넣어 주는 공간이다.

 사직구장의 또 다른 자랑이 먹을거리다. 김밥·족발·치킨 등 야구장 대표 간식은 기본이고, 케밥(3500원)도 팔고 삼겹살(1만5000원)도 판다. 1·3루쪽 내야에 18개의 커플석이, 외야에 68석의 가족석이 있다. 1루 관중석 뒤편에 어린이 팬을 위한 놀이터와 유아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연인 키스 타임, 즉석 노래방 … 다른 7개 구장도 빵빵해요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가 열리는 야구장은 모두 10개다. 이 중에서 잠실·문학·사직 등 이른바 ‘3만 구장’ 세 곳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은 1만 명 안팎만 들어와도 꽉 찬다. 그렇다고 팬 서비스를 게을리하는 건 아니다. 규모는 작아도 지역 팬을 위한 시설과 이벤트에 나름 공을 들이고 있다. 구장별 대표 이벤트와 시설을 정리했다.

  우선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구장. 대전구장은 어린이를 위한 놀이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유아방에 보육사를 배치했고, 수유실도 따로 있다. 놀이방은 좌측 외야에 있는데, 아이들 걱정 때문에 마음놓고 경기를 관람하지 못하는 부모를 위해 대형 TV도 설치했다. 흥미로운 이벤트도 있다. 연인을 위한 키스타임이 공수 교대할 때 수시로 벌어지고, 응원단 단상에서 최고의 가수를 뽑는 ‘이글스 노래방 이벤트’도 열린다.

  기아 타이거즈의 홈인 광주구장은 올해 새 이벤트를 시작했다. ‘쏘울 레이싱’이라는 이벤트로, 관중 4명이 자동차 모양의 인형 옷을 쓰고 야구장에서 달리기 시합을 벌인다. 1등을 하면 푸짐한 상품도 준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진행하는 ‘소시지 달리기’의 아이디어를 빌려왔다.

  넥센 히어로즈는 선수와 팬의 만남을 정례화했다. 서울 목동구장 주말경기에 앞서 넥센 히어로즈 소속 선수들이 팬 사인회를 연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당일 수훈 선수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홈인 대구 구장에서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리무진 서비스’다.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해서 당첨되면, 경기가 끝난 뒤 리무진을 타고 집에 갈 수 있다. 주중 경기 때만 실시한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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